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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제철 맞았지만···속타는 농가복숭아 주산지 경북 경산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 경북 경산시 자인면 복숭아 농장에서 김종완 한농연경산시연합회장, 박인구 농민, 최재성 한농연경산시연합회 사업부회장(사진 왼쪽부터)이 복숭아 병해 발생에 대한 이야길 나누고 있다.

2016년 잇단 작목 전환 후
올해 본격 수확시기 도래
생산량 늘어 가격 하락
“포장박스값보다 못한 처지”

“PLS로 바꾼 농약 약효 의문”
병해까지 확산 ‘이중삼중고’ 


여름 대표 과일로 꼽히는 복숭아가 제철을 맞았지만, 가격 하락과 병해 발생으로 농가들이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2015~2016년 FTA(자유무역협정) 폐업지원을 신청한 포도 농가들이 대부분 복숭아로 작목을 전환했는데, 이때 심었던 묘목들이 올해부터 수확이 가능한 크기로 성장해 가격하락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경북 경산시 자인면에 위치한 한 복숭아 농장. 나무 아래로 한창 수확해야 할 천도복숭아가 수북이 떨어져 있었다.

자인면에서 1만1500여㎡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박인구 씨는 “열다섯 개를 따면 멀쩡한 게 한 개 있을까 말까였다”며 “장마가 끝나고 방제 후 수확을 하려 하는데 회성병(잿빛줄무늬병)이 위에서부터 번져 내려오니 대책이 없었다”고 말했다. 인근 복숭아밭 사정도 비슷하다.

때마침 그의 밭에 경북도농업기술원과 경산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이 방문했다. 농장을 둘러 본 이들은 잘못된 수세 관리가 원인이라고 했지만, 농가들은 농약 탓도 있다는 생각이다.

박인구 씨는 “작년까지 잘하던 농사였는데, PLS(농약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 하고부터 농약이 너무 안 듣는 것 같다”며 “누구 말처럼 ‘물 치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농약값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니 농약상만 돈 버는 꼴”이라고 푸념했다.

하지만 농가들이 속을 태우는 이유는 따로 있다. 병도 병이지만 복숭아값이 포장박스값보다 못한 현실이다.

3만3000여㎡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최재성 씨(한농연경산시연합회 사업부회장)는 “거짓말 아니라, 복숭아 한 상자 값이 2000원, 3000원, 어떤 사람은 1000원을 받았다. 거기에 통장에 돈 들어올 때는 농협 수수료 다 공제해서 들어오니 돈은 안 쌓이고 창고에 쌓아 놓은 박스만 줄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같았으면 60개들이 10kg 한 상자에 1만원에서 1만3000원 정도는 받았다”며 “인건비는 고사하고 운송비, 수수료, 박스값만 쳐도 3000원은 치인다. 어떤 때는 농협에서 아예 보내지 말라고 하는데 수확 시기도 있고, 혹시라도 값이 좀 나올까 보낸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걱정이다. 김종완 한농연경산시연합회장은 “처음에 가격이 좋아야 뒤에도 기대치가 있어 밀고 나가는데, 올해는 자두부터 복숭아까지 가격이 곤두박질”이라며 “8월 중순이면 포도도 나올 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전했다. 


자두부터 복숭아까지 하락곡선

▶복숭아
저장성 낮고 금방 무르는 탓
상품성 떨어지고 값도 하락
생산량 늘어 작년보다 35% ↓

▶자두
지난해보다 가격 45% 뚝
경북지역 비 많이 와 품질 저하
출하는 꾸준…가격 형성 어려워 

▲  김천농협공판장에 경매를 앞둔 자두가 쌓여있다..

가격 폭락 원인에 대해 농민들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작황이 좋아 생산량은 많은데 경기침체로 소비가 안 된다는 것. 더욱이 복숭아는 저장성이 낮고, 금방 무르기 때문에 소비 적체가 조금만 일어나도 상품성이 떨어져 가격이 더 하락한다.

더욱이 2015년과 2016년 FTA 폐업지원 신청을 한 포도 농가들 상당수가 복숭아로 작목을 전환했고, 3~4년이 지난 올해부터 수확이 가능한 크기로 나무가 성장해 생산량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복숭아 재배면적은 2014년 1만5539ha였으나, 2015년엔 1만6704ah, 2016년엔 1만9877ha로 증가했다.

김봉열 경산시농업기술센터 기술지원과장은 “당시 경산에서 폐업한 면적이 180ha 정도 됐는데 80~90% 복숭아로 바뀌었다고 봐야 한다”며 “지금 한 3~4년 지났으니까 그때 심은 묘목에서 제법 복숭아가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7월 초 비도 잦고, 일조량도 작년에 비해 반밖에 안 돼 병해 피해도 늘었다”며 “내년 농사라도 차질이 없도록 관련 부서에서 농자재 지원 등을 예산에 반영할 수 있게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복숭아는 물론 출하가 한창인 자두도 가격이 크게 하락한 상태다. 8월 1일 기준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자두(후무사 5kg) 평균가격(전 7일 평균)은 1만351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만8944원 대비 약 45% 하락한 가격이다. 복숭아(백도 4.5kg)도 전 7일 평균가격이 7889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만2757원에 비해 약 38% 하락한 상태다.

7월 31일 찾은 김천농협공판장에서는 전광판에 경락가격이 표시되자 농가들이 탄식을 하거나, 중도매인들이 입찰을 꺼려 잠깐씩 경매가 중단되는 상황도 나타났다.

자두의 경우 특품은 2만원을 넘기도 했지만 상품 이하는 1만원 아래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한 농가가 낸 대왕자두(5kg)의 경우 전광판에 기록된 가격이 특 8000원, 상 5500원, 보통 2600원을 받았다.

이날 김천공판장에 자두를 출하한 김경열 씨는 "이번주 들어 그나마 가격이 좀 낫다. 지난주만 해도 제일 좋은 게 1만5000원 밖에 안했다"며 "박스값만 1000원 가까이하는데, 상자 당 2000~3000원 하는 물건도 있으니 특품 가격을 아무리 잘 받아도 손해"라고 말했다.

정산을 마친 한 농가도 "작년엔 4만원까지도 받았는데 지금은 제일 좋은게 2만원"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천공판장 관계자는 "장마로 비도 많이 왔고, 나오는 수량도 많아 가격 형성이 어렵다"고 전했다.

가락시장 서영우 중앙청과 영업이사는 “7월 들어 내내 비가 오면서 소매가 이뤄지지 않아 시세가 형성되지 않았다”며 “자두와 복숭아가 많이 생산되는 경북 쪽에도 비가 많이 와 상풍성이 떨어지는 게 많았다”고 전했다. 

서 이사는 “농가들은 1000원, 2000원 짜리라도 버릴 수 없으니 시장에 출하하는데 물량은 계속 나오고 고생이 많았다”며 “다만 8월 상순이 지나면서 나오는 품종도 바뀌고 비만 오지 않는다면 가격은 다시 전년 수준을 회복 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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