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조합 기술 워크숍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온실·축산 국한된 스마트팜 정책 
장비 지능화 맞춰 노지 확산 취지
자율주행·무인방제·원격제어 등
분류별 전문가 표준화 참여 예정 

"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농업
국제표준화 대응 등 힘써야"


농기계와 전자통신, 국제표준 전문가들이 트랙터를 비롯한 농업용 기계류의 국제표준 개정과 노지 스마트팜 구축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농업기계와 ICT(정보통신기술)가 결합하고, 데이터를 활용하는 스마트농업시대에는 통신이나 기계의 상호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표준화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신길)은 최근 강원도 홍천에서 TC23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팜(노지) 표준화 로드맵 구축을 위한 기술 워크숍’을 개최했다. TC23은 국제표준화기구(ISO) 분류상 농림업용 트랙터 및 기계류가 해당된다. 농업 및 임업에 사용되는 트랙터, 기계, 시스템, 도구 및 장비의 표준화, 그리고 원예, 조경, 관개 및 전기전자식 식별을 포함한 장비가 사용되는 관련분야의 표준화를 논의하는 단위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지 스마트팜 로드맵 구축에 대한 개념설명과 함께 노지작물에 사용되는 농업기계의 주요기술 및 표준화 로드맵 구축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또한 ISO 국제표준의 개정에 따라 동력구동 토양작업기, 고형 비료 작업기 등의 국내 적용범위나 용어를 정리하는 전문가회의도 진행했다.

남규철 농기조합 차장은 ‘노지 스마트팜 표준화 로드맵 구축 및 기 제정된 표준의 고도화’와 관련,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주관하고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 참여기관으로 들어가 있다”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스마트팜 정책이 온실과 축산에 국한된 측면이 있었는데, 농기계 및 관련 장비가 지능화되는 추세를 반영해 노지분야로 스마트팜을 확산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남 차장은 로드맵에 포함되는 내용과 관련, “농기계산업 및 표준 동향을 분석하고, 기술의 장단점을 진단한 후 중점 및 핵심기술을 도출하고 이후에 기술획득 및 표준획득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 자율주행, 수확운반, 이앙이식, 무인방제, 원격제어, 토양분석 등 분류별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국가표준과 국제표준, 스트팜 표준화 등의 로드맵을 구축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경욱 서울대 명예교수는 스마트팜을 노지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개념을 보다 정확하게 설정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팜이란 농업생산의 유닛(Unit, 단위)을 말하고, 온실이나 축사는 농장자체가 유닛이지만 노지는 애매한 측면이 있다”면서 “노지 스마트팜이 기존 농기계에 ICT를 적용한 것인지, 로봇청소기처럼 버튼만 누르면 기계가 스스로 작업하는 것인지 개념을 정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한 그는 “과거 유럽의 경우 포장에 고정시설인 레일을 깔아서 농기계작업을 하는 것을 시도했는데, 동절기 전후로는 활용을 못하는 문제가 있어 보편화, 실용화되지 못한 사례도 있다”면서 “개념정립과 함께 로드맵에는 추구하는 목표와 목표가 완성된 후의 그림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이중용 서울대 교수는 밭작물과 농업용 드론을 중심으로 ‘농업기계 주요기술 및 표준화 로드맵’을 설명하면서 표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통적 농업기계를 벗어나 스마트농업에 대한 표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국제표준화기구 등에 대응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중용 교수는 “과거에는 노동생산성과 토지생산성을 높이고, 인간이 중노동으로부터 해방하는 것이 농업기계화의 목적이었고, 성능과 효율을 높이거나 자동화 등에 집중해왔다면 지금은 상황이 바뀌고 있다”면서 “디지털농업, 스마트농업, 에코농업 등 여러 가지 용어를 사용하지만 결국은 과학기술을 종합적으로 활용해서 데이터를 기반한 농업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네트워크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면서 “선진국들은 기계가 ICT와 융합하면서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이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농업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중용 교수는 “스마트농업이 나오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상호연계성인 만큼 표준화의 필요성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신신호, 데이터와 데이터베이스 등의 연계, 사람과 기계, 사람과 시설, 기계와 기계의 연결 등이 새로운 표준화의 영역으로 등장했고, 다양한 표준기구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교수는 스마트농업과 연계한 밭농업 기계화와 관련 “밭농업의 경우 같은 작물을 생산해도 지역별로 재배양식이 달라서 좁은 내수시장을 더욱 좁게 하고 있다”면서 “재배양식의 표준화처럼 기계와 밀접한 서비스의 표준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이번 워크숍에서는 ‘표준을 통한 인증제도’, ‘스마트팜 주요기술 및 표준화 로드맵’, ‘스마트팜 노지(트랙터) 분야 표준화 로드맵’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여기서 김학영 국제표준전략연구원 본부장은 “농기계 관련 부품 및 자재 등에 대한 품질기준이 일부 또는 전반적으로 미흡해 품질성능을 향상,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품질향상을 통한 인증기업의 경쟁력 제고, 공공의 안정성 확보 및 소비자 보호 등을 위해 한국농기계협동조합이 단체표준인증기관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해볼 것”을 제안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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