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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가 된 농지법···농지 현주소 ‘처참’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농지개혁 70년 기획
제1부 누가 농지법을 흔드나


비농업인 농지소유 60% 이상
불법 임대차 여부 확인 안돼
농지실태 ‘사실상 제도권 밖’
매년 서울면적 1/3규모 사라져

본보 18·19·20대 국회 발의 
농지법 개정안 실태 파악


죽산 조봉암 선생이 1949년 농지개혁을 단행한 지 올해로 70년이 지났다. 공교롭게도 7월 31일은 조봉암 선생이 진보당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959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60년 전 그 날이기도 하다. 농사를 짓지 않는 자가 소유한 농지나 총면적 9000평 이상의 농지를 국가가 ‘유상 매수’해 땅 없는 농민에게 ‘유상 분배’하도록 한 농지개혁법이 1949년 4월 제헌국회에서 제정, 시행되는 데 조봉암 선생은 당시 제1대 농림부 장관(임기 1948년 8월 15일~1949년 2월 22일)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 농지를 돌려줘야 한다는 그의 바람과 달리 오늘날 농지의 현주소는 처참한 실정이다. 헌법과 농지법에서 경자유전 원칙의 준수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은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와 임대차가 확대되는 등 법과 현실의 괴리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통계법에 따라 5년마다 실시하는 국가기본 통계조사인 농림어업총조사(2015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경지면적 167만9000ha 중 농업인(법인) 소유의 농지는 56.2%(94만4000ha)로 나타났고, 비농업인 소유는 43.8%(73만5000ha)로 나타났다. 또 전체 농지의 절반 이상이 임대차 관계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시점에서 볼 때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는 60% 이상을 웃돌 것으로 농업계에선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농지가 합법적 임대차인지 불법적 임대차인지 파악도 되지 않고, 비농업인 소유 농지 중 상속 등 예외적 농지 소유 허용 대상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 어려워 현 농지 실태는 사실상 제도권 내에서 벗어나 있는 지점들이 한 둘이 아니다. 이 때문에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지 전용도 늘고 있다. 매년 서울 면적의 3분의 1 규모(2만ha)의 농지가 사라지고 있다. 태양광 시설로 사라진 농지 면적은 최근 3년간 여의도 면적의 19배에 달하는 5600ha 규모로 추산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사유 재산권 보호 및 행사에 제약을 미친다는 이유로 농지 소유 및 이용 규제를 더 풀어줘야 한다는 농지법 개정 주장은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법원의 여러 판결들도 이런 논리에 힘을 북돋아주고 있다.

농업계의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헌법에서 규정된 경자유전의 원칙을 하위법인 농지법이 풀어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농지법 자체가 행정 처분을 강제하는 조항이 미약하고 예외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식으로 개정되고 있다며, 무분별한 농지법 개정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농지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지, 누가 ‘경자유전의 원칙’을 흔들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입법권을 행사하고 있는 국회의 농지법 개정 움직임에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얼마 전 <한겨레> 탐사보도로 국회의원의 3분의 1 가량에 달하는 99명(배우자 소유 포함)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법을 만들면서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성토 여론이 큰 가운데 국회의 농지법 개정 흐름을 유심히 봐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회의원의 농지법 개정이 농민과 농업을 위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부재지주 또는 지역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것인지 그들이 발의한 법안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국농어민신문은 18대 국회(2008~2012년)·19대 국회(2012~2016년)·20대 국회(2016~2020년)에서 발의된 농지법 개정안들을 살피고, 2회에 걸쳐 국회의원들의 농지법 개정 움직임을 분석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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