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안성축협 하나로마트
지난해 7월 판매대 설치 불구
‘수익성 저하’ 이유 1년 만에 철수 

“당기순이익 21억 달하는데…”
유통 활성화 외면 비판 목소리

할인판매·요리책자 등 지원
육우자조금관리위도 씁쓸
도별 판매대 확대 기대 물거품 


전국에서 일선축협이 운영하는 사실상 유일한 하나로마트 내 육우고기 판매대가 사업 개시 약 1년 만에 사라졌다. 문제는 해당 조합이 판매대를 철수한 이유가 육우 판매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알려지면서 경제 논리를 내세워 육우 판매를 중단한 축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당 축협은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안성축협이다. 안성지역은 대표적인 육우 사육지역이다. 실제 통계청과 안성시에 따르면 전체 육우 사육두수 중 안성 내 사육두수 비중은 20%에 달한다. 안성 내 하나로마트에서 육우판매대 설치가 필요한 이유다. 이에 안성축협은 지난해 8월 중순 하나로마트 내 육우판매대를 설치하고 육우고기 판매에 나섰다.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할인 판매, 요리 책자 제작, 홍보물 제작 등을 지원했다.

하지만 육우판매대가 설치된 지 1년도 안된 지난 6월 하순 안성축협은 육우판매대를 철수했다. 이유는 육우 판매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알려졌다. 축협 측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노승택 안성축협 유통본부장은 “육우 판매를 시작한 초기에는 일일 평균 70만~80만원의 매출이 발생했지만 올해 들어선 10만원 전후로 급감했다”며 “다른 방안으로 육우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매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워서 불가피하게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축협의 설립목적이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의 판로 확대와 유통 원활화 도모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 논리만을 내세워 육우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안성축협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0억7900만원이었던 만큼 육우 판매에 따른 손실을 다른 사업을 통해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올 3월 조합장으로 당선된 정광진 안성축협 조합장의 공약 중 하나가 ‘육우전문매장 신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로마트 내 육우 판매대를 철수한 조합이 육우전문매장을 설치해 운영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7월 24일 열렸던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 회의에서도 안성축협의 육우 판매대 철수를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농가는 “어렵게 마련한 육우 판매대가 1년도 못 가서 없어졌다. 축협에선 수익성이 없어서라고 하더라”며 “하나로마트에 육우고기가 깔리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철수돼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성을 시작으로 도별로 육우판매대를 설치하려고 했던 육우농가들의 계획은 처음으로 되돌아갔다. 박대안 육우자조금관리위원장은 “사업 타당성만 있다면 육우자조금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안성축협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노승택 본부장은 “일 평균 매출액이 100만원 정도 된다면 당왕점을 육우전문판매점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하셨고 농협중앙회를 통해 당왕점에 육우전문매장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컨설팅도 받을 만큼 의지가 강했다”며 “조합에서 육우 판매를 위해 일정 부분 역할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다른 상품과의 균형을 맞추는 부분과 출혈까지 감안하며 육우 판매를 추진하긴 부담스러웠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매장에서 직접 판매는 못하지만 군납사업·친환경 브랜드 육성 등 육우고기의 판로는 확보하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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