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지난해 가을 이후 시작된 채소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 수급조절 정책에 대한 농가의 불신과 성토가 고조돼 주목된다. 농산물가격 하락은 지난해 김장철 무, 배추, 양배추를 시작으로 최근 양파, 마늘 등에 이르기까지 농가의 시름을 더해주는 상황이다. 이미 농가들은 지난달 양파수확 이전부터 예상생산량 초과에 따른 산지폐기 등의 조기 시장격리를 요구했지만 정부의 늑장대응으로 적정 시기를 놓쳤다. 마늘도 마찬가지다.

결국 농가들은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지역은 물론 서울 여의도, 광화문 등에서 기자회견과 행동으로 폭락의 실상을 알리면서 신속하고 합리적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더욱이 통계청 집계 결과 양파, 마늘 생산량이 농가가 우려한 대로 정부 관측보다 많아 농가의 불신만 고조되는 분위기다. 양파의 경우 농경연이 7월 132만4000톤으로 예상 생산량을 높였으나 실제 137만8000톤으로 5만4000톤이나 많다. 마늘도 당초 36만9000톤을 예상했으나 38만8000톤이 생산돼 1만9000톤 많게 집계됐다.

농민들은 현행 농산물폭락 등 농업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근본적 가격안정 대책 및 농업 통계업무 농식품부 이관 등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정부는 농가의 고충을 해소하면서 정책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가격이 오르면 무차별 수입으로 대응하면서 폭락할 때는 농민들이 행동으로 저항할 때까지 방관하는 정책으로는 분노와 불신만 키운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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