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들쑥날쑥한 날씨 변화 속에 수박을 비롯한 여름 과일·과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3일 오전 가락시장에서의 수박 경매 모습.

일주일 사이 kg당 수박가격
1400~1900원대까지 급변
복숭아·참외도 오르락 내리락
산지 출하·유통계획 수립 애로


들쑥날쑥한 최근 날씨에 여름 과일·과채 시세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시장 예측이 어려워지며 산지와 시장에서 출하·유통 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주(15~20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수박 도매가격은 1kg 상품에 월요일(15일) 1920원, 수요일(17일) 1498원, 금요일(19일) 1893원 등 시세가 급변했다. 7월의 시작일이었던 1일 1961원이었던 경락가가 2일 1581원까지 떨어지는 등 이달 들어 계속해서 수박 시세는 요동치고 있다.

수박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복숭아 가격을 보면 15일 1만4458원(10kg 상품)이었던 선프레 도매가격은 하루만인 16일 1만612원으로 급락했고, 17일엔 9452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18일엔 다시 1만3922원으로 올라섰다. 참외 역시 한 주 동안 10kg 상품에 1만966원에서 1만5515원까지 시세 흐름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올여름처럼 하루 이틀 새 동일 품목의 가격이 급등락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산지와 시장에선 하루가 멀다고 변하는 최근의 날씨 흐름이 이 같은 시세 흐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름 과일 소비는 날씨에 유독 민감한 소비 특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상청의 7월 셋째 주 날씨 일별 자료를 보면 대표적인 소비지인 서울의 일일 최고기온은 27.4℃에서 35.0℃까지 벌어지는 등 일주일 안에서도 기온 차는 너무나 달랐다.

가락시장의 김용흠 서울청과 경매부장은 “여름 과일 소비는 맑고 기온이 높아야 소비가 유지되는 등 유독 날씨에 민감한데 최근의 변화무쌍한 날씨로 시세가 급변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시세와 물량을 예측하기 어렵고, 산지에서도 품위 유지에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시세의 급등락 속에 평균 시세도 낮아져 농가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소비 변화 폭이 크며 전체적인 평균 가격을 낮춰나, 올해 높은 가격도 예년에 비하면 그리 높은 시세가 아니라는 것. 7월 셋째 주 가락시장에서 가장 높았던 일일 수박 가격은 15일 1920원이었지만 이 가격은 지난해 7월 셋째 주 평균 경락가인 2110원보다 한참 못 미치는 가격대였다.

이정구 논산수박연구회 대표는 “올해 날씨가 너무 도와주지 않는다. 날씨 변화가 심하니 수박을 키우기 어렵고, 소비도 확실히 덜 되는 것 같다”며 “전체적인 평균 시세도 내려가, 오늘(22일)이 중복인데 수박 소비의 최성수기라는 복날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대로 수박을 놔두면 박이 되기에 수확은 해야 하는데 극심한 날씨 변화와 시세 흐름에 산지에서 출하 계획을 세우기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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