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작년 서점가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는 플랫폼이었다. 보통 플랫폼은 열차나 버스를 타는 승강장을 의미한다. 그런데 갑자기 왜 서점가에 플랫폼이란 말이 이처럼 핫한 키워드가 된 것일까? 이유는 플랫폼이 단순히 교통수단만을 활용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거기서 밥을 먹을 수도, 신문이나 잡지를 살 수도 있으며, 거래처와 만날 수도 있다. 또한 플랫폼을 중심으로 형성된 크고 작은 상가에서 우리가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 즉, 플랫폼은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일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재화를 교환할 수 있는 거점이 된다. 결국 플랫폼이란 공급자와 수요자 등 복수 그룹이 참여해 각 그룹이 얻고자 하는 가치를 공정한 거래를 통해 교환할 수 있도록 구축된 환경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보통신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플랫폼의 범위도 확장되고 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성공한 업체들의 공통점은 바로 자사만의 강력한 플랫폼 구축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비즈니스 산업에서도 플랫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기업 성패의 핵심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설립 이래 ‘농식품 연구개발성과의 실용화 촉진 및 산업화 지원’을 위해 노력해 왔다. 농촌진흥청, 지방농촌진흥기관, 대학 등에서 개발한 농업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성과물들을 농식품 산업현장에 신속하게 이전하고, 또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 농식품산업과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농업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 성과들이 쌓이고, 전파되는 중심에 있는 농업기술 혁신의 플랫폼인 것이다. 과거 농업은 다른 산업보다 변화의 속도가 매우 느렸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진입하면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이종 산업 및 기술의 융·복합으로 이젠 농업도 변화무쌍하다. 자연과 인력에 의해 결정되던 생산량은 계절과 상관없이 기계와 설비에 의해 좌우된다. 병충해에 강하고 생산량이 많은 품종을 만들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온실 등의 시설을 제어하고, 수확한 농산물의 품질을 자동 측정할 수 있다. 농업인은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으며 소비자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하게 된 것은 농업과학기술 관련 공급자와 수요자가 얻고자 하는 가치를 공정한 거래를 통해 교환할 수 있도록 플랫폼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설립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올해로 창립 10년차에 접어들었고, 농업기술혁신의 플랫폼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새롭게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기존의 ‘농림축산식품 기술사업화 정보망’과 ‘농식품 창업정보망’을 더욱 고도화해 기술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그래서 스타트업을 비롯해 기술이나 지원이 필요한 농산업분야 시장 참여자들에게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라는 플랫폼을 통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공식을 심어주고 싶다. 

/박병도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기술사업본부 성과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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