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연천 사과농장 2곳 확진 판정
파주 등 2곳에선 의심주 발견
10개 시·군 ‘737㏊’ 전수조사
"정밀 예찰 통해 방제할 방침"


과수 구제역이라 불리는 ‘과수 화상병’이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해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경기도에 따르면 7월 5일 연천군 백학면의 사과 농장에서 과수 화상병이 발병한 뒤 현재까지 연천에서만 2개 사과 농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 농장 이외에도 연천과 파주 등 사과 농장 2곳에서 의심주가 발견돼 시료를 채취해 검사가 진행 중이다.

경기도내 사과 과수원에서 과수 화상병이 발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에서는 지난 2015년 안성의 배 과수원에서 과수 화상병이 처음 발병한 뒤 그동안 배 농장에서만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도 12개 배 농가 8.5㏊에서 과수 화상병이 발병했다. 

과수 화상병은 사과와 배에 치명적인 세균성 질병으로 세계적으로 치료약제가 없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에 걸린 과수는 잎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한 뒤 말라 죽는다. 전파 속도가 워낙 빨라 의심주가 발견되면 해당 과수원은 도지사 명의 방제 명령에 따라 10일 이내에 매몰처리 해야 하며 3년 안에 해당 과수원에서는 사과나 배를 키울 수 없다. 이 때문에 과수나무의 구제역이라 불린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연천 사과농가들도 벌채 및 매몰 작업이 진행 중이다. 피해 농가에 대해서는 1년치 수익과 2년치 소득 등 정부 보상금이 주어지지만 애지중지 가꿔온 나무를 베어낼 수밖에 없는 농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경기도는 병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북부 10개 시․군 906농가 737㏊를 대상으로 8월 2일까지 대대적인 전수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한편 경기도농업기술원 김석철 원장은 지난 15일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과수화상병 확산 현황 및 대책’을 보고하고 “배보다 사과과수원의 확산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라며 “과수화상병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정밀 예찰을 벌여 방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살균 연구 등 대책을 별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수원=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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