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지난 17일 연 ‘가락시장 대량 구매자 간담회’에서 대형슈퍼 관계자들이 서울시공사로부터 시장 주요 현안을 듣고 있다.

가락시장 ‘큰 손’ 대량 구매자
편의성 제고 위한 간담회 열려 
소포장화 대응 협의체 구성
사무실 임대료 인하 등 건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서울시공사)가 가락시장 대량 구매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체인사업을 하는 대형슈퍼마켓으로 연간 구매액이 수백억원에 달한다. 이른바 ‘큰 손’의 구매 편의성을 높여 시장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간담회는 지난 17일 서울시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니세 서울시공사 유통물류팀장은 “구매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가락시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편해야지 산지 농산물도 많이 팔리는 것”이라고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공사 측은 가락시장 현대화사업 추진 현황과 하차거래 시행에 따른 효과 등을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임종곤 ㈜세계로마트 부사장은 “2004년부터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는데, 예전보다 상하차가 더 빨라지고 깨끗해진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팰릿으로 거래하는 물량이 늘면서 팰릿 대여 업체 배만 불려준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팰릿 사용이 늘면 그 비용은 중도매인이나 구매자 둘 중 하나가 부담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아예 부담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계속 팰릿 이용 상품이 늘어날 텐데 지금 단계에서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락시장 주차 문제도 나왔다. 이동준 ㈜세계로마트 총괄구매부장은 “팰릿 위주로 거래되면 상차 시간도 빨라지고 효율적”이라며 “다만 가락시장으로 들어오는 차량들의 회전이 좀 더 빨라질 수 있게 관리공사에서 상하차 후 차량 뒷 작업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훈 하이웨이마트 과장은 “가장 문제 되는 게 주차문제다. 가락몰 공사 때도 주차 관련 어려움이 많았다”며 “현대화 2단계 사업을 하게 되는데 주차 문제에 대한 대비책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종곤 ㈜세계로마트 부사장은 “구매를 위해 평일에는 보통 15대, 주말에는 20대 가량의 차를 운행하는데, 나름대로 시간을 정해서 진출입을 해도 밖에서 대기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이런데도 주차단속이 나와 딱지를 끊는데, 손님이 마트에 장보러 와서 딱지를 끊기는 거랑 마찬가지”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시장내 대형차량 주차공간에 승용차를 세워두는 문제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이들이 생산자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도 나왔다.

배형민 하이웨이마트 차장은 “요즘 올라오는 농산물은 포장도 잘 돼 있고, 팰릿과 같은 물류기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에게는 깨끗한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는 게 많다”며 “다만 소비자 구매단위가 계속 소량화 돼 가는 것은 현실인 만큼 이에 대한 대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종곤 ㈜세계로마트 부사장도 “장사를 해보면 5인분, 4인분에서 이제는 2인분, 1인분으로 점점 더 소포장화 돼 간다”며 “소포장을 하다보면 단가가 올라가는 건 사실이고, 또 비싸게 팔아야 되는데 이 같은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 같은 것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도 대량 구매자들은 가락시장 내에서 사무공간을 쓸 수 있도록 사무실 임대료 인하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니세 서울시공사 유통물류팀장은 간담회를 마치면서 “구매자에게 포인트를 맞추는 게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오늘처럼 구매자와 소통하는 채널을 공식화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