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평년비 저수율 50% 이하로
충남지역 34곳으로 가장 많아

지역별 저수율 편차 심해
‘일부 농업용수 생태용수 사용’
환경부 통합물관리계획에
농업계 우려 목소리 고조


평년대비 누적강수량 부족과 지역별 편차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가뭄이 심각해짐에 따라 정부가 일부 지역을 가뭄 ‘관심단계’지역으로 지정하고 향후 장마 등 강수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역별로 농업용저수지의 저수율 편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 단위에서 경기도의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이 ‘경계단계’에 이미 접어들었고, 충남도도 평년대비 저수율이 66%를 나타내면서 ‘경계단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통합물관리를 위해 일부 농업용저수지에 대한 관리와 농업용저수지의 여유수량을 생태용수로 사용하자는 환경부의 주장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는 농업계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 1월 1일부터 7월 1일까지 6개월간 전국 누적강수량이 평년 472mm의 72.4%에 불과한 354mm로 평년 86%인 444.1mm를 나타낸 남부지역에 비해 중부는 평년 55%인 230.9mm로 다소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1일 현재 전국농업용 저수지는 평년대비 113%, 다목적댐은 136.4% 용수댐은 121.1%의 저수량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또 “향후 장마전선 북상으로 저수율은 다소 회복될 전망”이라면서 “이달 중순까지는 논 작물 생육 향상을 위한 중간 물떼기 시기로 용수 수요가 많지 않아 물 부족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매일 단위로 저수율을 집계해 공개하는 ‘저수율 현황’자료에 따르면 17일 기준 전국저수율은 평년대비 88.6%를 나타냈다. 이중 경기지역 저수율이 평년대비 58%를 나타내면서 ‘경계단계’에 접어들었고, 충남지역도 66.2%를 나타내면서 ‘주의단계’에 위치해 있다. 이외 강원 70.3%·충북 76.7%·전북 86.8%·전남 103.2%·경북 99.1%·경남 101.9%·제주 134.7%를 나타냈다.

도 단위 평균저수율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각 단위별 저수지의 저수량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17일 현재 평년대비 50%미만으로 ‘심각단계’를 나타내는 곳이 140개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의 저수율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기지역의 경우 평년대비 저수율이 50%이하인 경우가 25개소, 강원 27개소, 충북 7개소, 충남 34개소, 전북 16개소, 전남 12개소, 경북 17개소, 경남 1개소 등 총 139개소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농업용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평년대비 저수율을 기준으로 70%이상일 경우 ‘관심단계’·60~70% ‘주의단계’·50~60% ‘경계단계’·50%미만일 경우 ‘심각단계’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두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환경부 중심의 물관리 일원화 계획에 따른 농업용저수지 관리업무의 이관 논란에 대해 농업계가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데, 이번 가뭄이 이런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농업용수의 경우 해당지역의 저수지에서 용수를 공급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전국 단위 또는 도 단위의 저수율과는 관계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마 총장은 또 “농업용수는 본격적인 영농기에 원활한 수급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래서 봄·여름철 저수지 물을 사용한 후 이후 다시 저수지에 물을 모았다가 다음해 봄철 영농기에 사용하는 시스템”이라면서 “만약 영농기 이후 물이 남아 있다고 환경용수로 사용한다고 하자. 그런데 환경용수로 사용한 후 비가 내리지 않거나 해서 저수율이 떨어져 다음해 농사를 짓는데 차질이라도 빚게 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며 환경부의 농업용저수지 관리권 이관과 환경용수 사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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