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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양파 가격 동반폭락의 경고와 숙제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풍년기근(豐年飢饉) 말이 있다. 풍년은 들었으나, 농작물의 가격이 너무 떨어져 농민에게 타격이 심한 현상을 일컫는다. 농산물의 공급과 수요가 가격에 워낙 비탄력적이기 때문이다.

과거엔 폭락하는 해가 있으면, 반등하는 해도 있어 농민들에게 손실 회복의 기회를 줬다. 그러나 이제는 수입농산물이 식탁을 차지해 그 기회를 앗아간다. 물가정책을 명분으로 정부가 수입 확대를 주도한다. 심지어 공급과잉 우려시기에 버젓이 수입이 이뤄진 해도 있었다.

마늘·양파 농가들은 무분별한 농산물 수입 확대로 힘겨워 해왔다. 올해 같은 풍년기근 앞에서 정부가 수급조절을 위한 비축수매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러나 정부는 미적거리다가 결단 적기를 놓쳤고, 시장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뒷북을 친 비축수매 방침은 기대 이하의 수매가격, 수매사이즈, 물량배정 등으로 농민들의 원성을 샀다.

농민들의 더욱 큰 위기감은 마늘·양파 가격의 ‘동반폭락’에 있다. 벼논에 마늘·양파로 이모작을 하는 농민들이 많아졌다. 마늘이 안 좋으면 양파로, 양파가 안 좋으면 마늘로 손실을 상쇄시켰다. 그러나 마늘·양파 값이 한꺼번에 이토록 폭락한 사태는 올해 처음 겪는다고들 한다. 마늘이든 양파든 무엇을 선택하든 풍년기근이 일상화 될 수 있음을 알리는 경고다.

체계적 수급조절이 절실한데, 우선 신뢰성 낮은 통계부터 바로잡는 것이 시급한 숙제라고 농민들은 말한다. 통계청 조사는 이미 한계를 드러냈기에, 대안 모색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국내 마늘 재배는 ‘난지형’과 ‘한지형’으로 나뉘고, ‘난지형’도 작지만 맵고 알싸해 양념에 주로 사용되는 ‘남도종’과 생식에 애용되는 굵은 ‘대서종’으로 구분된다. ‘남도종’과 ‘대서종’은 생산량이 확연히 다르다. 정부 수매 크기도 다르다. 그러나 마늘 재배면적 통계는 품종에 관계없이 작성된다. 세분화시켜 산출해야 좀 더 의미 있는 통계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농가’보다는 ‘농경지’ 지번을 기준으로 재배면적을 조사해야 중복을 줄여 정확한 통계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주요농작물 통계업무를 읍면 단위까지 사무소가 있는 지역농협에도 맡겨서 전수조사를 실시하거나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도 일고 있다.

아울러 가공용으로 수입돼 편법으로 유통·소비되는 마늘·양파나 김치가 급증하고 있고, 심지어 마늘 종구조차 수입산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점을 직시해서 국내 마늘·양파의 수요량 역시 세밀하게 통계자료가 다시 작성돼야 한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농산물 수급조절은 생산자조직이 탄탄해야 가능하다. 정부와 지자체 지원 못지않게 농민단체 및 농협의 주도적인 역할과 농민들의 참여가 성공의 열쇠일 것이다.

구자룡 기자 경남취재본부장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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