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 꿀벌의 화분매개 공익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연중 채밀이 가능한 밀원수를 조림하고 사유림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아까시나무 중심 조림으로
개화시기 단축·병충해 직면

사계절 벌꿀 생산 가능토록
다양한 수종으로 밀원 조성
이동→고정식으로 전환을


지속가능한 양봉산업과 꿀벌의 공익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양봉 중심의 6차산업화 조림정책이 필요하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특히 밀원수는 3월부터 9월까지 벌꿀 생산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수종으로 조성하고, 현행 이동식에서 고정식 양봉으로 체질을 개선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황주홍 국회 농해수위원장과 김현권·정인화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자연환경국민식탁이 주관한 ‘밀원수 산림정책 주류화를 위한 토론회’가 지난 1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주상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산림경영 효율화와 밀원수 도입 소득창출’이란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벌꿀을 생산하는 양봉군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200만 군을 넘었고 밀원수 대비 꿀벌의 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양봉산업이 아까시나무 중심이어서 개화시기 단축과 병충해 발생 등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주상 교수는 이어 “산림청이 지난 5월 밀원 조성 사업을 발표하면서 150ha 정도의 규모화된 밀원수 조성, 아까시나무 위주 최소 2ha 이상 집단화, 양봉업계 의견을 수렴한 밀원 25종 선발 등을 제시한 바 있다”며 “밀원 조성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유림은 물론 사유림에 대한 인센티브를 도입해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양봉농가 수익증대를 위해서는 양봉과 임업을 결합하고 이를 통한 6차 산업화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주 꿀벌살리기 그린캠페인네트워크 단장은 ‘밀원수 주제 사회공헌과 지역활성화 촉진 제안’이란 주제발표에서 “밀원수 산림정책은 식재장소 확보 문제, 식재 후 관리 취약, 땅주인과 나무주인이 분리되지 않은 제도적 사각지대, 행정예산 집행과 예산근거 미비, 공익기능 인식 미흡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따라서 사계절 벌꿀생산이 가능한 복합밀원 기반을 조성하고 양봉농가에게 나무를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합토론에서 김문섭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는 “우리나라 양봉농가 중에서 개화시기에 맞추는 이동식 양봉이 71%에 달한다”며 “이 때문에 생산비가 상승하고 아까시나무 개화시기 단축으로 인한 채밀기간 감소, 양봉농가와 지역 산주간의 갈등 등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어 밀원식물 발굴 및 고정식 양봉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봉의 직접 생산품인 벌꿀보다 화분매개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며 “양봉이 농업과 생태계 유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양봉업 소득지지와 인프라구축 등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용래 한국양봉농협 조합장은 “밀원수 육성은 임야의 목본류와 함께 유휴지나 휴경 논밭, 하천변, 길가 등 초본류 밀원을 많이 식재하는 방법도 있다”며 “자운영, 유채, 메밀, 코스모스 등 초본류는 경관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한창술 산림청 산림자원과장은 “양봉산업을 위한 밀원수 조림 활성화를 위해 산림청이 2016년부터 국유림의 경우 연 150ha의 밀원수 조림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유림에 심기 어려운 아까시나무 위주로 단지화해 조림할 계획이고 산주나 양봉농가가 밀원수를 조림할 때 조림비의 90%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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