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양돈수급조절협의회
연말 생산량 97만톤까지 늘어
연평균 가격 생산비 못미칠 듯 
가격 안정화 방안 마련 시급


극심한 소비부진으로 하락세에 있는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올해 말에는 생산비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kg당 평균 3500원 수준까지 폭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양돈수급조절협의회는 지난 9일, 서울 서초동 제2축산회관 회의실에서 제1차 회의를 갖고 올해 하반기 돼지 수급·가격 전망과 함께 돼지가격 안정 대책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극심한 소비부진으로 인한 재고량 증가와 돼지 출하두수 및 돼지고기 생산량 확대로 올 여름 이후 돼지고기 가격이 kg당 평균 3500~4000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에 따르면 올해는 모돈 수 증가로 돼지 생산이 늘어나 돼지 등급판정 마릿수가 지난해보다 1.7% 상승한 1765만3000마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등급판정 마릿수 증가는 돼지고기 생산량 확대로 이어져 올해 연말까지 97만 톤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2%정도 늘어난 물량이다.

돼지고기 재고량의 경우 대한한돈협회가 주요 15개 조합 및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6월까지 뒷다리 살이 4770톤, 등심 1451톤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285%, 594%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6월, ‘6월 한 달 가격’으로는 역대 최저 수준인 kg당 평균 42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7·8월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9월에는 4000원 수준으로 떨어지고, 돼지 출하량이 많아지는 10월 이후 상황이 더 어려워져 10월 3800원, 11월 3600원, 12월에는 350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올해 상반기를 포함한 연평균 가격은 생산비(4200원) 이하인 kg당 3800원대에 그칠 것으로 파악됐다. 양돈 농가들이 올해는 돼지를 키워도 적자를 면하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더 큰 부담은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사이클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도 돼지고기 가격이 10월부터 4000원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해 올해 2월에는 3100원대까지 하락하며 양돈 농가들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날 회의에서 대한한돈협회는 이 같은 가격 폭락을 예방하기 위해 돼지고기 소비 방안으로 국내산 돼지고기 앞·뒷다리 총 30억원 가량의 물량을 구매해 각 지역 보육원, 양로원, 복지회관 등에 전달하는 소외계층 지원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차 육가공업체의 국내산 돼지고기 뒷다리 구입비 지원 사업도 30억원 수준에서 추진하고, 10억원 규모의 돼지고기(뒷다리) 대북 지원 사업도 검토한다는 게 한돈협회의 설명이다.

이와 별도로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도 다양한 시식·할인 판매 행사, 소비촉진 아이디어 공모, 국내산 돈육 활용 가정 간편식 제품 개발 등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올해는 10월 한돈데이도 돼지고기 할인 판매가 중심이 되는 행사로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수급조절협의회 위원들은 “다양한 소비 촉진 활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돼지등급제 개편, 수출시장 학대, 가격 등락폭 축소 등 근본적인 가격 안정화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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