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제주 만감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명절 대목을 겨냥한 조기출하 방지 등 적기출하와 생산자 중심의 조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업경영인서귀포시연합회(회장 안재홍)는 지난 5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만감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농업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고태호 서울청과 차장의 ‘만감류 유통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 강연을 시작으로 전병화 제주도 감귤진흥과장의 ‘제주 만감류 경쟁력 강화대책’, 강종훈 제주도농업기술원 감귤육종연구팀장의 ‘제주 만감류 소비자 신뢰 회복 방안’, 이춘협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감귤지원단장의 ‘만감류 유통 현황 및 향후 추진계획’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만감류 재배면적은 감귤류 전체 면적 20만140ha의 19.5%인 3932ha를 차지하고 있다. 품종별로는 2018년 재배면적 기준 한라봉이 1161ha 28.6%로 가장 많고, 천혜향 872ha 22.8%, 레드향 732ha 18.6%, 황금향 351ha 8.9% 순이다.

소비자에게 가장 잘 알려진 한라봉은 2016년까지 재배면적이 증가한 후 관행적 조기출하 등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2017년부터 재배면적이 줄어 2016년 대비 292ha가 줄었다. 특히 육지부 시설하우스 작목전환과 각 지자체 소득작목 지원사업으로 감귤류 재배가 증가, 2018년 기준 육지부 감귤 재배면적 220ha 중 165ha가 만감류 재배에 집중되고 있어 제주지역 만감류 처리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병화 감귤진흥과장은 “제주지역 만감류 중 한라봉 생산량이 4만4311톤으로 전체 생산량의 52.6%를 차지하고 있어 만감류 평균가격을 결정하는 가격 주도 품종”이라며 “한라봉 적정 출하시기가 2월 상·중순이지만 1~2월 설 명절 전에 전체 출하량의 68.8%가 출하되면서 가격을 하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레드향 출하시기인 1월에 한라봉이 출하되면서 제주지역 농가끼리, 만감류끼리 경쟁을 부추기고 가격을 하락시키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대목 등을 겨냥한 조기출하는 자신만 살기 위한, 남을 죽이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얘기했다.

이에 개별 농가의 출하보다는 생산자 중심의 조직화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전병화 과장은 “만감류 계통출하 비율을 50%로 높이고, 생산·수확·출하까지 관리하는 강력한 품목조직을 구성해 농·감협과 함께 시장출하조절, 거래처 발굴 등 실효성 있는 마케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만감류 미완숙과를 출하하는 것은 소비자를 행위임으로 지양해 수확시기를 지켜 적정시기 출하를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강종훈 제주도농업기술원 감귤육종연구팀장은 “농가가 조기 출하를 할 수밖에 없는 현 가격구조를 깨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통체계 조직화를 통한 사전출하 계약제, 약정계약, 공동정산제 등 조직화와 품질 차별화, 품질향상,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태호 서울청과 차장은 “만감류 중 한라봉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데 조기출하로 맛이 떨어져 레드향 등 타 품종과 비교해 중도매인에게 인기가 떨어진다”며 “조기출하로 인한 문제가 큰 만큼 제주 전체가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 차장은 “만감류 가격을 잘 받기 위해서는 도매시장의 성격을 잘 파악해야 한다”며 “딸기, 감, 미국산 오렌지와 경쟁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맛있는 만감류를 생산해 제대로 선별하고 도매시장의 특성에 맞게 출하량을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귀포=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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