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최근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도매시장법인이 유통업과 무관한 업체에 매각되는 사태가 일상화되고 있다. 지난 5월 신라교역이 동화청과 지분 99.86%를 771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7월에는 호반건설그룹 계열사인 호반프라퍼티가 대아청과 지분 51%를 564억원에 인수했다. 동화청과는 2015년에도 사모펀드에 인수됐다 1년 만에 60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재 매각되는 사태를 겪었다.

사모펀드나 일반 업체가 농산물 도매법인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돈이 되기 때문이다. 2007년 이전 도매법인 가격이 500억 내외였으니 그동안 200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형성된 셈이다. 미래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인식이 팽배해지는 이유다. 더욱이 채소와 과일을 위탁하는 도매법인들의 당기 순이익이 상당히 높다. 가락시장 도매법인의 2013~2017년 평균 당기 순이익률은 13.2%다. 일반기업의 2~3%에 비해 매우 높다.

이렇게 당기 순이익이 높은 도매법인의 공공성 유지는 기본 원칙이다. 정부와 지방자체단체가 전액 투자해 도매시장 시설을 마련해 주고 위탁 독점권이란 혜택을 부여한 때문이다. 도매법인들은 농민들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영도매시장의 주요 기능인 가격결정 구조에 대한 혁신을 강하게 요구받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는 도매시장 가격결정이 3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생산자 참여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도매법인이 사익을 챙기는 도구에 그치고 농산물 거래라는 공공성 유지를 거부한다면 존재 이유가 없고, 농민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란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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