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소비 부진에 6월 성수기 실종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탓
세계 가격은 상승세 반면
국내 가격은 하락세 장기화
양돈농가 불안 고조…대책 촉구


돼지고기 가격이 평균적으로 연중 최고가를 형성하는 6월에도 올해는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극심한 소비부진이 이어지며 6월 가격 중 사상 최저가를 기록해 양돈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세계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국으로 세계 돈육 물동량의 상당수가 흘러들어가고 있기 때문. 실제로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110만 마리 이상의 돼지가 폐사했거나 살처분 되면서 지난 5월, 18만7459톤의 돼지고기를 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나 증가한 물량이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돼지 280만 마리를 살처분 한 베트남도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을 크게 확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사이 국내에선 경제 전문가들을 통해 수입육이 돼지고기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아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할 것이란 이야기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소비부진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돼지고기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던 국내 시장 분위기를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6월의 경우 예년 같았으면 돼지고기 소비 성수기인데도 극심한 소비부진과 이로 인해 재고가 쌓이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면서 일반적으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는 6월 가격이 올해는 2008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돼지고기 평균 경락가격(탕박 기준, 등외·제주 제외)은 kg당 42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92원보다 19% 하락했다. 연 평균 가격이 사상 최대로 폭락했던 2013년 6월 가격(4374원)보다도 낮은 금액. 또 6월 평균 경락가격이 5000원대 아래로 떨어지기는 2014년 이후 5년만이다. 가격 하락세는 이달에도 이어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7월 돼지고기 가격도 kg당 4100~4300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격이 하락한 것은 경락가격 뿐만이 아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6월 국내산 돼지고기 삼겹살(냉장, 중품) 평균 소매가격은 100g당 1936원으로, 평년 2195원을 10%이상 밑돌고 있다. 수입육 역시 소비부진으로 인해 주문가격 상승에도 국내 유통가격은 하락세에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양돈 농가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돼지가 쏟아져 나오는 올해 10월 이후에는 지금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어서다.

해결 방안은 돼지고기 소비 활성화에 있지만 녹록치 않다. 생산자단체인 대한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돼지고기 소비 촉진을 위해 홍보, 할인판매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좀처럼 가격이 잡히지 않고 있다. 한돈협회는 그러나 재고량 소진을 통해 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현재 기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하게 소비촉진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돼지고기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올해 초까지 이어졌던 가격 폭락 상황을 막기 위해 현재 일반적인 소비 외에 소외계층에 대한 돼지고기 지원 등 가격 안정 방안을 정부에 건의해 놓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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