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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인도 먹는 우리 김치, 고급화·차별화가 살 길"수입 김치 범람, 국산 김치업체는 지금 <4>대광식품

[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 대광식품은 경남 김해시에서 농식품 수출회사로 출발해 32년째 국산 김치를 수출하고 있다. 사진은 김치를 제조하고 있는 공장 내부 모습.

1987년 경남 김해시에서 농식품 수출회사로 출발해 32년째 국산 김치를 수출하고 있는 김치업체 대광식품. 교민시장 위주로 김치 수출을 시작해 점차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김치로 수출을 확대하는 등 김치 세계화에 앞장섰던 대광식품은 2003년 수출 500만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저가의 중국산 김치 범람 여파와 인건비 상승, 국내 업체 간 가격경쟁 심화, 원·부자재 공급 불안정 등으로 수출 실적이 160만달러에 그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한 품질 고급화와 판로 확대 등으로 국산 김치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안상수 대광식품 대표를 만나봤다.


교민시장 등 김치세계화 앞장
2003년 500만달러 수출하기도
중국산 범람·가격 경쟁 심화로
지금은 160만달러 수준 그쳐

계약재배 통한 수급안정
부재료도 100% 국내산만 사용
전국 GS수퍼마켓 납품 등 따내
할랄 인증 등 수출국 다변화 집중


32년 전 농식품 수출회사인 대광무역으로 시작해 1990년 김치 공장을 설립, 일본과 스페인으로 처음 국산 김치를 수출한 대광식품은 현재 경남 김해에 공장이 있고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직원은 총 50명이며 연매출은 약 50억원으로 수출과 내수 시장의 비중이 비슷하다.
처음 국산 김치를 수출하던 당시엔 주로 교민시장 위주의 수출이었고, 수출 방식도 김치를 냉동시켜 수출하는 수준에 불과해 진정한 발효 김치라고 볼 수 없었다. 이후 대광식품은 점차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김치로 수출을 확대해 2003년엔 수출 500만달러를 달성해 수출탑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 인건비 상승과 원·부재료 가격의 상승에다 저렴한 중국산 김치의 확대와 더불어 국내 대기업까지 김치사업에 가세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자 점점 매출이 줄어들며 작년 한 해 수출 실적은 160만달러에 그치고 내수 시장에서도 부침을 겪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김치업계가 내수와 수출시장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안 대표는 “먼저 내수시장에선 저가의 중국산 김치 증가로 인해 국내 김치 업계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수년째 김치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가다간 오히려 김치 가격이 반대로 낮아져 김치업계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수출시장에서도 가격경쟁의 어려움이 컸다. 안 대표는 “우리는 현지슈퍼마켓 위주로 수출을 하고 있는데 상승하는 제조가격과 물류비 등으로 인해 중국, 일본 등 다른 국가의 제품들과 가격 경쟁하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고품질 김치를 만드는 것만이 국내 김치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대광식품은 인지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저가 제품이 아닌 가치 있는 국산 김치로 만들어야 경쟁력이 있다. 차별화 되지 않은 저가 경쟁으로만 간다면 김치업체 모두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대광식품은 계약재배를 통한 수급안정을 꾀하고 국내외 판로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대광식품은 배추를 100% 계약재배로 수급하며 연간 15억~20억원을 국내산 무·배추 구매에 지출한다. 또한 원재료뿐만 아니라 부재료도 대부분 계약재배를 통해 100% 국내산 농산물로 김치를 제조하고 있다. 연매출의 절반 이상을 재료 구입비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이와 같은 대광식품의 노력은 시장에서 점점 통하고 있다. 대광식품은 GS리테일에서 주최한 김치 품평회 우승을 통해 전국 GS수퍼마켓으로 김치를 납품하고 있으며, 농심그룹 계열사인 메가마트에도 납품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김치를 생산하기 위해 대광식품은 지난 2016년 할랄 인증을 받았다. 나아가 일본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홍콩,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출국을 다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안 대표는“최근 1년 넘게 바이어를 설득한 결과 캐나다 최대유통마켓인 로블로우와 단독으로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에 캐나다 전역 2000여개 점포에 김치를 납품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서서히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저가의 김치 횡포 앞에 언제 다시 수출이 중단되는 등의 어려움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다”며 “다만 우리 같은 작은 김치업체가 할 일은, 그리고 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길은 품질 좋은 김치를 만드는 것 그 하나라고 생각하고 품질 고급화에 더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중소 김치업체의 바람도 전했다. 김치 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제조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문. 현재는 대부분의 김치 업체가 영세하기 때문에 제조를 현대화·자동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김치 제조과정이 30년 전과 다를 바 없이 배추를 직접 버무리는 등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국산 김치 산업을 위한 지원이 거의 금융지원에 몰려있다 보니, 근본적인 제조 혁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조 과정의 혁신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최근 대광식품 김치 공장에선 대기업을 다니던 안 대표의 아들 안성찬 씨가 일을 배우고 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김치업계가 워낙 힘들고 위험요소가 큰 업종이라 가업을 잇는다는 건 사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캐나다 에스키모인도 우리 김치를 먹는다. 국산 김치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전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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