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학 학술대회’서 제기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 김경미 연구관이 ‘의학과 농식품의 만남’의 사례로 치유농업을 들며, 치유농업의 의학적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농식품과 의학의 공통된 화두 ‘건강한 삶’을 위해선 이 둘의 조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대 질병의 70%가 생활습관과 식습관이 원인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려면 의학적 치료와 함께 건전한 농업활동과 농식품을 통한 ‘예방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 그래서 ‘제27회 기초의학 학술대회’ 주제를 ‘의학과 농식품의 만남’으로 정했다. 이 행사는 대한기초의학협의회·전북대학교 의과대학이 6월 28일 전북대에서 진행했고, 농촌진흥청은 참여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질병의 70%가 비감염성
기존 치료방법은 ‘한계점’ 직면 
"식이치료 우선으로 관리돼야"

농업활동 ‘치유치료’도 주목
스트레스·우울 감소 등에 효과
"보건의료서비스의 새 출발점"


채수완 기초의학학술대회 조직위원장(전북대 교수)은 “현재 우리에게 ‘의료비의 폭발적 증가’와 ‘질병의 폭발적 증가’라는 두 개의 쓰나미가 오고 있다”며 “특히 2017년 우리나라 경상의료비는 2000년 GDP 대비 4%에서 7.6%로 증가했고, 미국은 2000년 13.4%였던 의료비 비중이 2016년에는 18%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 위원장은 “최근 질병의 70%가 고혈압, 당뇨병, 암 등 비감염성질환에 해당되고, 이는 생활습관질환으로도 알려져 있다”며 “의료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비감염성질환 같은 질병이 늘고 있다는 것은 기존 치료방법이 한계점에 직면해 있다는 방증이며,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식이치료를 우선으로 질병관리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피력했다. 채수완 위원장은 ‘음식으로도 고칠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전하면서 “의학과 농식품의 만남이 지금 가장 중요하고, 국가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경미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과장은 ‘의학과 농식품의 만남’의 예로 ‘치유농업’을 제시했다. 다양한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한 치유서비스를 통해 국민의 심리적·사회적·신체적 건강을 도모하는 치유농업이 의학적 효과와 연결성이 크다는 것이 김 과장의 생각이다. 이는 ‘농업활동’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김 과장은 ‘치유농업이 의학을 도울 수 있나’란 질문을 던지면서 “의학적 건강관리를 위한 주요문제로 스트레스와 우울 같은 정서적 문제와 함께 자아존중감·자기효능감 저하 등이 있는데, 식물을 기르고 동물을 돌보는 활동이 스트레스·우울 감소, 자아존중감 향상, 정서적 인식개선 등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김경미 과장에 따르면, 학교폭력에 노출된 중학생을 8주간 주 1회(2시간)씩 치유농업 원예활동에 참여시킨 결과 가해학생의 폭력성은 4.3% 줄었고, 피해학생의 폭력경험은 1.1% 감소했으며, 우울감도 5.4% 낮아졌다. 또 부모와 자녀 대상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는 대조군 대비 9.9% 줄어든 반면, 자존감은 3.7% 높아졌고, 자녀의 자기정서 인식과 공감은 각각 2.7%·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등 전문직종 대상 조사에서도 스트레스가 11.6% 줄었다는 결과를 더했다.

김경미 과장은 “치유농업의 사회경제적 효과는 약 1조6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의료비 쓰나미’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가치를 더하면 그 의의는 더욱 커진다”며 “치유농업은 건강한 삶을 위한 보건의료서비스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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