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 한국농어촌공사가 6월 27일 개최한 새 비전선포식 ‘행복, 농어촌 프로젝트 하이파이브 추진계획’ 발표 이후 참석자들이 선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경영(經營)을 넘어 공영(公營)으로’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취임에 이어 20여명으로 구성된 농어촌공사 경영혁신TF가 100여일 간의 논의를 끝내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6월 27일 농민단체 대표자 및 공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나주 소재 본사에서 경영혁신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인식 사장은 “국민의 안전, 농어촌의 희망과 미래, 지역공동체와의 상생, 그리고 현장경영을 중심으로 공사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면서 ‘경영을 넘어 공영’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새로운 비전제시와 함께 내놓은 경영방향 키워드는 안전·희망·미래·상생·현장경영 등 5가지이다. 다음은 주요 내용.


재해 걱정 없는 영농기반 조성
수자원 확보·물관리 과학화
상습침수지역 맞춤형 배수개선
경영 위기 농민 회생사업 확대

융복합산업인증 1900곳 육성
재생에너지 발전 수익 공유
‘공공의 이익’ 최우선 가치로
조직·인력 재편…현장중심 경영


▲안전=우선 안전부문에서는 가뭄과 집중호우에 취약한 농어촌에 재해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도록 안전영농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첨단기술을 적용한 물 관리로 미래농업에 적합한 농업환경을 구축키로 했다.

산업재해율을 공공기관 중 가장 낮은 0.45%로 낮추겠다면서 농어촌공사는 사장 직속의 안전경영추진단을 신설하는 한편, 노후 등에 따른 재해위험 수리시설의 보수·보강을 통해 재해를 예방하고 영농편의를 개선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안전진단 의무대상시설을 올해 614개소에서 2022년까지 959개소로 늘리는 한편, 개보수사업 예산도 올해 5580억원에서 2022년 6541억원으로 1000억원가량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6월 지진대책법이 개정됨에 따라 내진설계 대상시설이 저수량 50만㎥에서 30만㎥로 확대되면서 이에 해당하는 1270개 시설에 대해서는 2022년까지 1165개소에 내진보강을 완료하는 한편, 지진계측기 설치 시설도 올해 70개소에서 74개소까지 늘리기로 했다.

공사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과 관련해서는 수자원 확보의 다양화와 통합물관리 정책에 대응을 위한 물관리 과학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물부족 지역을 연결하는 이용체계 개편사업은 현재 전국 6개소에 추진 중이며, 실제 농업용수로 어느 정도의 물이 공급되는지를 측정하는 공급량 계측시설 설치 비중을 올해 46%에서 2022년 84%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상습침수 농경지에 대한 맞춤형 배수개선사업도 추진한다. 정책목표인 30만3000ha 달성을 위해 신규 착수지구를 확대하는 한편, 침수에 취약한 밭작물에 강화된 설계기준을 적용하는 등 올해 63% 추진율을 끌어 올려 2022년에는 67%로 높인다는 계획.

또 지속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수질관리부문에서도 농업용호소의 퇴적물 측정망 운영을 올해 195개소에서 2022년까지 780개소로, 농업용지하수 수질관측도 745개소에서 1444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희망=농어촌공사가 여·수신을 담당하고 있는 임대차 농지의 효율적 운영과 함께 고령농을 대상으로 한 농지연금, 일시적 경영위기에 처한 농민을 대상으로 한 경영회생사업 등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에 따르면 진입(2ha이하)·성장(2~6ha)·전업농(6ha초과)·은퇴농 등 4단계로 나눠 지원하고 있는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을 보다 효율화하는 한편, 사업비도 2019년 4649억원에서 2022년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청년농 육성 사업과 관련, 농지지원 비율을 올해 24.7%에서 2027년 3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고령농업인이 소유농지를 담보로 매월 연금방식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농지연금에 대해서는 2019년 대비 2022년 기준 사업비를 1299억원에서 1900억원 이상으로, 누적가입건수는 1만4000건에서 2만2000건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일시적 경영위기에 처한 농가의 농지를 농지은행이 매입하고, 향후 부채를 상환하도록 하는 경영회생사업의 사업비도 같은 기간 2900억원에서 35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상생=농어촌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위한 융복합산업 인증지원과 사회적 경제조직 육성, 인적 물적 문화적 도농교류로 확대한다. 2019년 대비 2022년 사업목표로 융복합산업 인증개소수는 1600개소에서 1900개소로, 농어촌관광객 수는 1300만명에서 1412만명으로, 체험마을 평균 매출액은 1억2200만원에서 1억3600만원으로 늘린다는 것.

또 지역별 생산기반 정비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개발로 밭작물 등의 다양한 농산물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농지범용화사업을 2022년 10개소로 확대실시 하는 한편, 시설작물분야에서 요구되고 있는 맑은 물 공급사업도 올해 시범추진을 통해 2022년 5개소에서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생부문에서는 재생에너지사업을 통한 발전수익 공유와 생태환경 보전을 통한 농어촌지역 생태복원사업 등이 추진된다. 우선 재생에너지사업과 관련해서는 주민 동의를 최우선으로 하고, 기능유지와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사업이 추진된다. 지난해까지 61MW 규모이던 재생에너지사업을 2022년까지 422MW까지 확대한다.

또 생태환경보전부문에서는 지하수 관정 보호시설 설치 개소수를 올해 50개소에서 2022년 250개소로 확대하고, 농어촌지역 생태환경 복원·보전사업을 연 1개소씩 추진해 나간다. 생태계보전협력금을 기반으로 추진되는 것인데, 지난해까지 227억원이 납부됐고, 이중 93억원이 가용액으로 남아 있다.

▲현장경영=경영혁신 선포식에서 눈에 띈 것은 현장경영의 강화다. 농어촌공사는 농어촌의 사회적 가치 실현 등 공공의 이익을 공사의 최우선 가치로 설정하고, 현장 조직과 인력을 재편해 현장중심 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본사의 인력을 슬림화 해 120여명의 직원을 지사로 발령하는 한편, 지사의 하부조직인 지부·지소·관리소의 체제도 정비한다. 업무성격이 유사한 지소와 지부의 명칭을 지부로 일원화해 이들 지부 중 사업수행이 가능한 곳은 시설물 관리 이외에 농지은행사업이나 지역개발 등의 사업을 수행하도록 한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위탁사업 위주의 공사 사업의 한계성을 탈피하고, 공영(公營)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 100여일 간 20여명의 TF관계자들이 검토를 거듭해 왔다”면서 “농업기반조성과 농민과 국민에 삶에 도움이 되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농어촌의 사회적 가치 실현 주력”


농지범용화 국민 공감대 형성
재생에너지사업으로 상생 모색
농어업인 밀착 지원조직 될 것

-취임 후 TF의 점검을 거쳐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취임도 100일 즈음이 된 것 같은데, 소감은?
“고령화, 마을 공동화, 시장 개방 확대 등으로 농어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농어업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한국농어촌공사에 취임하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농어촌의 어려움을 개선하는데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공사는 오늘 선포식을 계기로 ‘행복한 농어촌과 미래가 있는 농어업’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청와대와 농촌진흥청에도 몸 담으셨는데, 농업기반 관리를 중심으로 한 한국농어촌공사에 오시면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
“농민단체와 청와대를 거쳐 농촌진흥청장까지 농어촌과 관련된 일에 40년 가까이 종사하며, 농정 현안에 대응하고 해결해 왔습니다. 공사는 농업생산기반 조성, 농어촌용수 관리 등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며 농정 최일선에서 쌀 자급 등 농업 발전을 주도해 온 기관입니다. 공사는 전국적인 조직망과 저수지 등 풍부한 자산 등을 활용해 미래 농어업과 농어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들이 더욱 많다고 생각합니다.”

-3월 4일 취임식에서 농업인과 나아가 국민의 관점에서 공사의 기존 사업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재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번 새로은 비전에서는 ‘경영’ 이 아닌 ‘공영’을 강조하고 있는데?
“새롭게 발표한 비전에는 공사가 경영적 성과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함께 추구하는 방향으로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즉, ‘경영(經營)보다는 공영(公營)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공사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이 안전하고, 희망과 미래가 있는 농어촌, 지역 공동체와의 상생’이라는 네 가지 혁신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적극적인 현장경영을 펼쳐나갈 것이며, 궁극적으로 농어촌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새로운 비전 선포에 앞서 취임 이후 이른바 ‘현장경영’을 지속해 오셨는데요. 그 과정에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 그리고 어떤 개선점들을 찾아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취임 후, 전국 9개도 56개 사업현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지역주민과 현장에서 소통의 시간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농어업인을 밀착 지원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고자 고객 접점인 지사 중심으로 현장인력을 보강하고 그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농어업인 요구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을 보완하고 현장 조직의 권한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농지범용화사업과 수상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농어촌공사가 보는 시각에서 사업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이 있다면?
“농지범용화 사업은 쌀 수급불균형 해소와 식량안보 측면에서 꼭 필요한 사업일 뿐만 아니라, 농업인의 수요에도 맞고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되는 사업입니다. 다만, 농업 생산기반사업 예산 축소 등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시범사업에 대한 성과 분석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입니다. 재생에너지 사업은 주민 참여를 통해 수익을 공유하는 등 모두가 상생해 나갈 수 있다면 농어촌 지역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민동의, 기능유지, 경관유지, 환경 안전 등 4원칙을 준수해 국민 공감대 속에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농어촌공사를 경영함에 있어 주안점으로 삼으려고 하시는 바가 있으시다면. 
“저는 고객만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적극적인 현장경영으로 농어업인의 요구를 정책 수행에  반영하고 농어촌에 꼭 필요한 사업을 발굴해 나갈 것입니다. 더불어, 공사의 경영활동으로 이뤄낸 모든 사업성과가 현장의 농어업인과 국민께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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