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현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생태과 연구사는 ‘생태 보전 농업의 현재와 미래 포럼’에서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논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감소하는 자연습지 대체 서식지
담수기간 연장·논둑 식생 유지 등
생물다양성 증진 모색해야


생물다양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간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서다. 모든 생물이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 연결고리가 깨지면 인류 생존도 위기에 놓이기 때문이다.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논 생태계’를 주의깊게 살피는 이유다. 최근 국립농업과학원이 개최한 ‘생태 보전 농업의 현재와 미래 포럼’에서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봤다.

환경부에 따르면 생물다양성이란 ‘수백만여종의 동식물과 미생물, 그들이 담고 있는 유전자, 그리고 그들의 환경을 구성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생태계 등 지구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의미한다. 생물다양성이 보전될수록 우리의 식량과 건강이 보장되는데, ‘논’이 생물다양성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연습지 감소에 따른 대체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 2008년 창원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논습지 결의안이 채택, 논을 인위적 습지 유형으로 인정했다.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논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는 의미다.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생태과의 김명현 연구사는 “1960년대 이후 쌀 생산증대를 목적으로 전국적으로 경지정리가 이뤄지면서 자연수로나 둠벙 등의 생물서식처가 소실됐고, 이 때문에 생물다양성이 감소했다”면서 “람사르협약에서 논이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인정받은 만큼 논 생태계의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논 담수기간 연장, 논둑 식생유지, 둠벙 조성, 흙수로 설비, 논둑 수목 식재, 친환경농업 활성화 등이 그 노력의 일환이다.

김명현 연구사는 “겨울담수를 통해 저서무척추동물이 2.7배 증가했고, 실지렁이류는 170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또, 친환경농지에서는 미꾸리가 2.2배 늘었는데, 미꾸리의 먹이원인 깔따구류와 요각류가 함께 증가한 것이 주원인이며, 조류도 종수와 개체수 모두 늘었다”고 밝혔다. 둠벙 분석결과, 조사지인 화성·예산·홍성·울진·담양 모두에서 둠벙이 있는 논이 둠벙이 없는 논보다 저서대형무척추동물 종수와 개체수가 높게 나타났다.

김명현 연구사는 “농업이 먹거리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생물과의 공존, 이를 통한 생태계 유지라는 측면에서 더더욱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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