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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대상은 서로가 아니다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재산권 보호.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다. 이 풀기 어려운 문제가 지난 19일, 보다 강력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 방안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환경부 앞에 모인 양돈 농가들이 서로 얼굴을 붉히고 다투게 만들었다.

이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을 위해 음식물류폐기물 급여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다수의 양돈 농가들과, 규정대로 처리한 음식물류폐기물 급여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없다며 현행 유지를 요구하는 음식물류폐기물 급여 농가들이다.

음식물류폐기물 급여 농가들의 주장처럼 음식물류폐기물을 돼지에게 먹인다고 해서 무조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감염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유럽 지역의 경우 과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첫 번째 발생했을 당시 바이러스 근절에만 35년이 걸렸다. 때문에 유럽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경험이 있는 여러 나라에서 음식물류폐기물 급여를 오래전부터 전면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입돼 질병이 확산될 경우 양돈 농가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모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경검역만으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모두 막아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원천적으로 바이러스가 돼지에게 접촉할 수 없도록 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다수 양돈 농가들이 음식물류폐기물 돼지 급여 전면 중단 등을 촉구하는 이유다.

그러나 음식물류폐기물 급여도 아직은 ‘합법’이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농가에서 직접 음식물류폐기물을 사료화 해 돼지에게 먹이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된다. 문제는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가 음식물류폐기물 급여 농가의 경제적, 물질적 손실에 대한 피해보상 대책을 명확하게 내놓지 않았다는데 있다. 음식물류폐기물 급여가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 왔다면 이를 제한할 때는 피해 보전 대책을 함께 내놓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음식물류폐기물 급여 농가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음식물류폐기물 급여가 전면 금지되더라도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생산자단체와 다수의 양돈 농가들도 음식물류폐기물 급여 농가들에 대한 지원을 함께 요구해야 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음식물류폐기물 급여가 전면 금지되고, 음식물류폐기물 급여 농가들은 정부 지원을 통해 재산 손실 없이 일반 양돈 농가로 전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돈 농가들이 서로 반목하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살길을 열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양돈 농가들이 싸워야 할 대상은 농가 서로가 아니다.

우정수 축산팀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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