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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철 집중 출하 악용···수박농가 ‘기 못 편다’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고온 탓 지역별 출하 엇비슷
6월 등 한 기간에 물량 몰려 

‘팰릿 출하’ 여력없는 개별 농가
가락시장보다 유통업체 의존
유통과정서 위축, ‘을’로 전락 

스티커 교체 비용 떠 안고
고당도·독점 납품 압박 받기도


저장성이 낮고 일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출하된다는 수박 재배·출하 특성을 악용, 수박 농가들이 유통과정에서 을로 전락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수박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부쩍 수박 출하가 한 기간에 전국적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보통 수박 출하는 남부권에서 시작해 중부권으로 시기에 따라 이동하는 등 지역별 출하 시기가 달랐다. 그러나 근래 들어 전국적인 고온 현상으로 지역별 날씨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고, 이기작 작물 작기 고려에다 장마 전에 출하해야 더 나은 값을 받을 수 있다는 재배·소비 특성 등으로 전국적으로 한순간에 물량이 몰려 출하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런 경향이 가장 강한 달이 6월로 최근 수박 출하가 집중되고 있다.

수박 출하가 집중되는 가운데 수박은 수분이 많아 저장성도 낮은 편이다. 다수의 수박 산지에 문의한 결과 이런 수박의 재배·출하 특성을 유통업체들이 이용, 수박 농가들이 유통업체와의 거래에서 위축되고 있다. 실제 지역의 A 수박 법인은 최근 한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스티커를 교체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물론 그 비용은 전부 A 법인이 떠맡았다.

A법인 관계자는 “지난달 갑자기 올해부터 스티커를 교체해야 한다고 연락이 왔고, 그 비용까지 우리가 맡아야 했다”며 “수박 산지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 유통업체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고 전했다.

수출을 진행하는 B 수박 법인은 낮은 당도 위주로 수출을 진행해달라는 압박을 받았다. 수출을 진행해도 자사 출하 위주로 납품을 전개하라는 게 유통업체의 요구사항이었던 것. 또 이 법인은 수출 건 이전에 타사로의 납품을 자제해달라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

B 법인 관계자는 “유통업체로부터 고당도를 자신들에게 우선 납품하고 수출은 당도를 낮춰 진행해달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우리 수박이 일본보다 당도가 좋아 경쟁력이 있어 일본으로의 수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하려고 했는데 당도를 낮춰 수출하게 되면 그런 경쟁력이 사라져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개별 농가나 규모가 작은 수박 산지 조직들이 유통업체와의 거래에서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가락시장의 경우 물류체계 개선과 수박 가격 향상을 목표로 2016년 5월부터 여름 수박의 산지선별과 팰릿 출하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취가 상승과 차량 대기시간 감소 등의 긍정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개별 농가들은 가락시장 출하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도매시장 이외의 유통 경로에 더 집착할 수밖에 없고, 그럴수록 유통업체와 거래에서 갑을 관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매시장의 한 경매사는 “개별 생산 농가는 포장하고 작업할 시간도 없고 자본 등 여건도 되지 않아 산물이 들어오지 못하는 가락시장으로의 출하가 요원하다”며 “자연스레 도매시장 이외의 유통구조에 더 기댈 수밖에 없어 거래에서의 주도권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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