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장마철 대비 요령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 침수된 농기계를 수리하는 모습과 버팀목을 설치해놓은 인삼밭.

물길 만들 때 비닐로 땅 덮고
노지 밭·원예는 이랑 높여줘야
경사진 과수원엔 집수구 설치
시설원예 전기 장비 점검을
침수된 농기계 시동 걸면 안돼


농촌진흥청이 장마철을 앞두고 집중호우와 강풍에 의한 농작물과 농업시설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배수로 정비나 오래된 시설물 점검 등 사전관리를 당부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집중호우와 태풍을 포함한 강풍으로 발생한 2018년 농작물 및 농업시설물 피해면적이 4만6083ha로 2017년의 4674ha과 비교해 9.8배가 증가했다. 이에 농진청은 장마 이전에 배수로(물 빠짐 길) 정비와 밭이랑 높이기 등 농경지관리를 당부하고, 농작물이나 시설물 침수에 대응한 요령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벼는 농수로에 발생한 잡초를 없애고 논두렁이 무너지지 않도록 물길을 만들어줘야 한다. 물길을 만들 때는 물살에 휩쓸려 흙이 무너지지 않도록 비닐로 땅 표면을 덮어주거나 논물관리를 할 수 있는 ‘개량형 물꼬’ 등을 설치한다. 산간지 계단식 논에서는 여러 곳에 물길을 크게 만들어준다. 벼가 잠겼을 경우 잎 끝만이라도 물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신속하게 논물을 빼 공기와 접촉시키고, 물이 빠진 뒤에서는 새물로 걸러대기를 해 뿌리활력을 높여준다.

노지재배 밭작물이나 원예작물은 물 빠짐이 좋도록 이랑을 높여준다. 또한 줄 받침대를 설치해 강풍에 의한 쓰러짐을 예방하고, 비로 겉흙이 씻겨 내려가 작물의 뿌리가 땅 위로 나왔을 경우 신속하게 흙을 덮고, 바로 세워준다. 경사지에 위치한 과수원의 경우 빗물을 한 곳에 모아 유속을 줄일 수 있도록 집수구를 설치하고, 부직포 등으로 땅 표면을 덮어 토양유실을 막아준다. 또, 강풍과 비가 예보될 때는 미리 가지를 유인해 묶어주고, 원줄기에는 지주목을 설치해 쓰러짐을 대비해야 한다. 시설하우스는 바깥 물이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물길을 만들어주고, 누전방지를 위해 전기·전자 장비를 사전에 점검한다. 또, 강풍이 예보될 경우 비닐하우스를 밀폐하고, 골재와 비닐이 밀착될 수 있도록 끈 등으로 고정시킨다. 여름철 큰 비는 인삼밭 습해의 원인이 된다. 지대가 낮거나 침수가 우려되는 곳에서의 재배를 피하고, 해가림시설은 반드시 표준규격자재를 사용하며, 배수로 정비, 중간통로 및 두둑을 높게 설치하는 등 관리요령을 지킨다.

오래된 축사는 축대와 지붕, 벽 등에 문제가 없는지 미리 살펴보고, 축사 안의 습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환기시설을 점검한다. 또, 가축 내 질병이 유입되지 않도록 방제장비 및 소독약제를 준비하고, 사료가 물에 젖거나 변질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농기계가 침수됐을 때 응급처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경제적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농기계는 녹이 슬지 않도록 불순물을 제거한 후 기름칠을 해두고, 저지대 농기계는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 보관해야 한다. 또, 야외 보관 시 비닐 또는 방수포로 잘 덮어줘야 한다. 침수된 농기계는 서둘러 정비하되 기종에 상관없이 시동을 걸면 안 되는데, 엔진이 손상되거나 배선이 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침수된 농기계는 물로 오염물을 완전 제거하고 다 마른 다음 기름칠을 하고 각종 필터, 오일 등도 새것으로 교환해준다.

정준용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장은 “집중호우와 강풍에 의한 농작물 피해는 미리 준비해야 줄일 수 있다”면서 “장마가 오기 전에 농경지와 농업시설물을 철저히 점검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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