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영상 상영·사진전 등 열려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 한농연중앙연합회 주최로 10일 남해군 창선면종합복지회관에서 진행된 ‘고 박홍수 장관 11주기 추모식’.

경남 남해군 창선면종합복지회관은 매년 6월 10일이면 사람들로 빼곡하다. 전국 각지의 농업경영인들이 농번기 바쁜 농사일을 잠시 접고 11년째 이곳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배출된 농민출신 농림부장관의 ‘살기 좋은 농촌과 농민이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을 향한 뜻과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고자 하는 발걸음이다.

올해도 이날 이곳에서는 한농연중앙연합회(회장 김지식) 주최, 한농연경남도연합회(회장 이학구)·한농연남해군연합회(회장 이민식) 주관으로 ‘고 박홍수 장관 1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혼자 꾸면 꿈으로 그치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라는 박 장관의 어록은 이 추모행사의 주제로 자리 잡았다. 박 장관과 함께 했던 시간을 되새기는 추모영상 상영, 추모사진 전시회, 특별강연, 추모식, 비빔밥 나눔, 묘소 방문 등의 일정이 진행됐다.

최호숙 여사와 유가족, 한농연 중앙과 시·도 및 시·군 전·현직 임원, 제윤경 국회의원,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황재은 경남도의원, 노영식 남해부군수, 박재철 남해군농업기술센터 소장, 이명자 한여농중앙연합회장, 라정한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부산지원장, 곽근영 전국농업경영인조합장협의회장(새고성농협장), 박성호 경남농협 부본부장, 정현태 전 남해군수, 박삼준 전 남해군의회 부의장, 남해지역 농협 조합장 등의 내빈이 참석했다. 김영주 국회의원도 추모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날 아침 묘소를 다녀가며 잊지 않고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박 장관과 절친했던 친구이자 농민운동 동지였던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이날 특별강연을 통해 “박 장관은 농업·농촌 경시풍조를 불식시키고 소중한 가치를 되새길 농업박물관 건립을 주창했다”면서 “옛 농진청 부지를 활용해 농업박물관을 건립하는 일을 한국농어촌공사가 최근 맡게 됐는데, 박 장관의 염원을 11년만에 이행하게 된 감회가 남다르다”라고 전했다.

김 사장은 “암담한 농업·농촌의 활로를 열고자 짧지만 굵게 열정적으로 살다간 박 장관의 뜻과 정신을 계승하는 것은 우리 자리에서 우리가 할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거버넌스와 협치의 시대에 농민단체가 분열되지 않고 한 목소리를 낸다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면서 “농민들의 갈망을 정부와 정치권에 충실히 전달해 농정 혁신을 일구는 한편, 농업기반·농업기술·농산물유통 담당기관이 제 역할을 하도록 적극 독려해가자”라고 피력했다.

이어진 추모식에서 김지식 한농연중앙연합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평생 농업을 일구고, 동네 이장과 한농연 조직의 리더에 이어 대한민국 농업의 수장까지 지내며 짧고 굵은 인생을 살다 간 박홍수 전 장관의 삶은 농업경영인 후배들과 농업계 모두의 본보기다”라고 상기시켰다.

그러나 “박 장관의 농업에 대한 열정과 희생에도 불구하고 11년이 지난 오늘의 현실은 과거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면서 “농업·농촌의 진정한 주인이 농민이 되는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고인의 염원과 바람이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한민국 농업 회생은 농촌현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한농연 회원의 지혜와 리더십이 최고의 해결수단이라 생각한다”면서 “농업·농촌의 진정한 주인이 농민이 되는 나라는 우리 스스로 똘똘 뭉쳐 조직적으로 대응할 때 가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농업을 지속 가능한 생명산업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한농연 14만 회원들이 똘똘 뭉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면서 “박 장관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겨 ‘살기 좋은 농촌과 농민이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라고 피력했다.

이학구 한농연경남도연합회장도 추모사에서 “박 장관은 깨어 있는 농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배출된 농민일꾼답게 치열히 살다간 ‘한농연의 불꽃’이었다”면서 “그 이정표를 따라 ‘제2의 박홍수 장관, 새로운 박홍수 장관’이 생겨나 농민에게 힘과 용기를 주길 소망한다”라고 전했다.

남해=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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