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출하자 등 생산자단체들이 대전시의 교통영향평가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노은시장에서 진행된 관련 기자회견 모습.

"출하자 전혀 고려하지 않고
시장 내 물류 흐름 막으려해"
시설 현대화 소통기구 요구
실제 차량 현장 점검도 진행


이번엔 출하자들이 직접 나섰다. 농산물 물류를 고려하지 않는 교통영향평가와 대전원예농협 공판장(이벤트홀)에서의 수입과일 판매 등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현안을 놓고 시장 유통인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출하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와 대전시연합회,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와 대전시연합회는 지난 10일 노은시장 경매장에서 ‘농산물 물류 고려 않는 교통영향평가 반대와 도매시장 활성화 요구 생산자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대전시가 진행한 교통영향평가가 차량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는 등 출하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통행식이라고 평가 절하하며, 대전원예농협 공판장에서 수입과일을 판매하는 것도 결국 승인을 내준 대전시의 일방적 행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도매시장은 생산자에게 판로에 대한 고민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채 도매시장이 소매점화되고, 버젓이 도매시장 내 경매장에 수입농산물 자판대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 노은도매시장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개설자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도매시장 활성화 방안이 아닌 농산물 물류가 전혀 고려되지 않는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시장 내 물류 흐름을 막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개설자가 지금 당장 해결할 과제는 생산자를 비롯한 현장의 유통주체들과 소통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물류 동선을 만들어내고, 생산자가 출하한 농산물이 빠른 시간 내에 신선하게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시설현대화 등 시설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라며 “현재 제시한 차량 통행이 원활하게 유지되지 않는 교통영향평가를 즉시 중단하고 원활한 물류동선과 시설 현대화를 위한 소통기구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후 출하자들이 직접 보는 가운데 실제 차량이 원활히 통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장 점검도 진행됐다. 겨울철 감귤류를 싣고 들어오는 25톤 차량과 주요 농산물을 적재하는 4.5톤 차량이 직접 대전시의 교통영향평가대로 차량을 움직였지만 곳곳에서 차량이 움직이지 못하거나 농산물을 내리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차량을 직접 운행한 오인구 씨는 “20여년간 농산물을 도매시장에 운송하고 있는데 대전시의 교통영향평가대로 차량을 운행하면 곳곳에서 막혀 차를 돌릴 수도, 물건을 제대로 내릴 수도 없다”며 “전국 도매시장을 다니고 있는데 차량 소통을 막는 이런 교통영향평가는 처음 봤다”고 비판했다.

이날 시장에서 직접 문제점을 살펴본 생산자단체 대표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만호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정책부회장은 “(교통영향평가와 관련) 차량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보니 이곳이 도매시장인지 소매시장인지 모르겠다”며 “도매시장 문제는 법인이나 중도매인이 아닌 생산자의 문제다. 이제는 우리 생산자들이 도매시장 현안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현길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장은 “(수입농산물 취급과 관련해) 공영 도매시장 내 농협 직매장에서 수입농산물을 버젓이 판매한다는 자체가 대한민국 농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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