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2년 전, 국산 마늘산업의 수급을 책임지겠다며 농협중앙회가 야심차게 출발시켰던 ‘농협 마늘 협동마케팅’이 사실상 폐지됐다고 한다. 당시 농협은 사업 참여농협의 계약재배물량 4만5000톤을 농협경제지주에 무조건 위탁해 판매교섭력을 확보하겠다고 장담했다. 협동조합의 기본 원칙인 ‘협동조합간 협동’을 통해 규모화된 물량으로 판매역량을 제고함으로써 농가 수취가격을 높이고 참여농협의 경영을 안정화하겠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그러나 시작부터 잡음이 일었다. 처음엔 터무니없이 낮은 수매가격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2017년 말 농협중앙회가 제주농협에 수매권장단가로 ‘1kg 2300원’을 책정해 통보하는 바람에 현장 농민은 물론 회원농협조차 거세게 반발한 것이다. 진통은 지난해 봄까지 이어져 ‘1kg 3000원’으로 겨우 마무리됐다. 햇마늘 출하를 앞두고는 농협이 위탁물량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대량 보유하면서, 산지와 시장에 오히려 걱정거리가 되기도 했다. 결국 뚜렷한 성과 없이 갈등만 커지니 조용히 폐지하는 모양새다.

더 큰 문제는, 시작할 땐 대대적으로 출범식까지 치르며 사업 홍보에 열을 올리더니, 2년만에 폐지하면서는 별다른 이유나 해명이 없다는 점이다. 사업중단을 결정하기 전에, 애당초 사업 목표가 잘못됐던 건지, 추진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건지, 지역농협이나 농민들의 참여가 부진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한 평가와 개선대책이 나왔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전임자가 한 일이라 아직 보고 받은 바가 없다’는 농식품부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이러니 정부나 농협에 대한 신뢰가 없고, 결국 농민들의 원성만 사게 되는 것 아닌가.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