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5월 강수량 평년 10% 수준
밭 작물 등 가뭄 시달리다 
6~7일 ‘집중 호우’ 퍼부어
농사 망치는 이중 피해 우려
"봄비는 적은 양 자주 내려야"


지구온난화로 기후가 크게 변하면서 봄 가뭄과 집중호우가 반복돼 농업인들이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강원도는 극심한 봄 가뭄으로 농작물이 타들어가면서 밭농사와 식수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5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5월 강원도 강수량은 영서지역은 16mm, 영동지역은 5mm로 평년의 10% 수준에 머루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영서 215㎜, 영동 143㎜의 비가 내렸다.

강릉시의 식수와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대표적인 오봉저수지의 저수량은 현재 45% 밑으로 떨어졌으며, 춘천의 평균저수율도 58% 수준이다. 농어촌공사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강원도 평균저수율은 51%에 머물러있다. 

가뭄피해는 주로 밭작물에 집중되고 있어 앞으로 농업용수관리에 밭작물을 관리대상으로 포함시켜야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6월 말이면 수확이 시작되는 하지감자의 주산지인 춘천시 서면은 물과의 전쟁을 치루고 있다.

이 지역의 감자생산자협의회장 김선복 씨는 “모내기는 대부분 마쳤지만, 감자의 경우 최근 물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지만 비가 오지 않아 양수기를 동원해 물을 공급하지만 역부족”이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춘천시는 5일부터 가뭄대책 영농지원 상황실에 운영하기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강릉의 식수원이자 농업용수원인 오봉저수지의 경우 수위가 급격하게 떨어져 농업용수 제한급수가 추진되고 있다.

김영배 농어촌공사강릉지사장은 "하루 9만톤 가량 보내던 농업용수를 6만5000톤으로 줄이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주민설명회를 통해 식수도 격일제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밤부터 7일까지 강원도 영동지역은 60∼70mm, 영서지역은 30∼40mm의 비가 내려 가뭄은 일시적으로 해갈됐다. 문제는 비가 내리는 날짜는 줄어들고 순간적으로 집중 호우가 내리는 것이다.

농업인들은 봄비는 적은 양이라도 자주 내려야 도움이 되는데 최근에는 같은 양이라도 오랫동안 가물다 순간 집중호우가 내려 잘못하면 이중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농사의 저수지와 비슷한 기능을 할 수 있는 밭 농업지역에 물웅덩이를 만들어 가뭄에 대비해야 한다고 농업인들은 주장한다. 

최종신 농어촌공사강원지역본부장은 “최근 들어 밭 농업에 대한 물 관리 민원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대관령지역 밭 용수공급 광역화사업 등 가뭄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창군 진부면에서 3만8000㎡의 농지에서 무 배추를 생산하는 박모 씨는 “하우스에서 자란 모종을 밭으로 옮겨 심어야 하는데 지금의 가뭄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며 “밭작물도 하늘만 처다 보고 농사를 짓기는 한계가 있어 농어촌공사가 밭작물에 대한 물 관리도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이다.

춘천·강릉·평창= 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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