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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수레가 요란···‘농협 마늘 협동마케팅’ 사실상 폐지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성대하게 출범했던 농협 마늘 협동마케팅이 출범 2년 만에 폐지 수순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은 2년 전 협동마케팅 출범식 모습.

‘국산 마늘 수급 책임’ 포부
2년 전 화려하게 닻 올렸지만 
조급한 출발, 초반부터 잡음

깐마늘 배제한 판매 사업 추진
지역농협 수매 등과 역할 겹쳐
위탁 물량 재고 처리도 힘겨워 

"사상 최대 생산량 예고된 올해
폐지 됐다는 말도 없이 없어져"


국산 마늘산업의 수급을 책임지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농협 마늘 협동마케팅’이 출범 2년 만에 사실상 폐지됐다. 2년간 정부의 마늘 수급대책 중심에 있었을 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사업이었지만, 이런 사업을 출범에만 초점을 맞춰 너무 조급하게 출범했고, 추진 과정도 부실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년 전 마늘 수확기를 목전에 둔 5월 15일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단위농협, 마늘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농협 마늘 협동마케팅’ 출범식을 개최했다. 사업 참여농협의 계약재배 물량 4만5000톤을 농협경제지주에 무조건 위탁방식으로 맡겨 판매교섭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수급 조절을 중국산 마늘에서 국산 마늘로 돌려놓고, 늘어나고 있는 중국산 냉동마늘에 적극 대처해 국산 마늘 시장을 지켜나가겠다는 게 농협의 포부였다. 이후 농식품부에서도 마늘 수급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중심 사업으로 협동마케팅을 내세웠다.

그러나 출범 당시부터 잡음이 일었다. 마늘은 깐마늘 가격이 수급조절메뉴얼의 기준 가격인 것에서도 볼 수 있듯 국산 깐마늘업계가 마늘 판로의 주요 축이었지만 이를 간과한 채 판매 사업에 뛰어들려 했고, 지역농협에서도 수매를 진행하고 있는데 굳이 농협경제지주가 마늘 위탁사업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다수 들렸다. 또한 당시 출범을 늦춰서라도 준비 과정을 내실 있게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출범 이후 시행 과정에서도 위탁 받은 물량에 대한 재고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햇마늘 수확을 앞둔 마늘 농가와 관련 업계에 우려만을 안겨주는 등 문제점이 계속해서 노출됐다.

결국 국산 마늘산업을 살리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화려하게 출범했던 사업이 2년 만에, 더욱이 사상 최대의 마늘 생산량이 예고된 올해 아무런 작동도 하지 못한 채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농협 관계자는 “협동마케팅이란 사업으로 현재 특별히 추진되는 사업은 없다. 폐지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며 “당시 마늘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출하조절까지 진행하려했는데 그게 쉽지 않았고, 기존 계약재배와 차별이 되지 못한 점, 가격 교섭이 되려면 공동 행동이 필요한 데 그 부분이 용이하지 못한 점 등이 협동마케팅 사업을 원활히 하지 못하게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인사이동 전으로) 당시에 없어서 협동마케팅 사업을 잘 알지 못하지만 사실상 영업 활동인데 현실적으로 그 부분이 어려웠던 것 같다”며 “협동마케팅과 관련한 농협에서의 보고 등은 아직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마늘 대책과 관련해선 “7월 초순 산지 공판장 시세를 예의주시하고 이를 토대로 수급 대책을 마련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농협은 대대적인 출범식까지 진행하며 거창하게 추진했던 사업을 2년 만에 접게 되면서, 농식품부도 우려가 많았던 사업을 2년간 주요 민감 품목인 마늘 수급대책의 주요 사업으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마늘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사상 최대의 물량이 예고됐지만 협동마케팅은 어떠한 작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폐지됐으면 그렇게 됐다는 소식은 알려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실 사업을 2년간 마늘 관련 수급대책의 주요 사업으로 잡았다는 것에 대해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보여주기 식 사업으로 인한 피해는 마늘 농가와 업계만 지게 됐다. 앞으로는 장밋빛 전망만을 앞세운 화려한 출범보다는 내실 있는 과정에 충실한 사업이 추진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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