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서 음식 영화 축제

[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 제주 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선 농림축산식품부와 제주특별자치도 주최, 식생활교육제주네트워크 주관의 ‘2019 음식 영화 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음식과 관련한 영화와 강연을 보고 들으며 식생활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소통하는 계기가 됐다.

영화와 음식이 한자리에서 만나 다채로운 식생활 문화를 꽃피웠다. 지난 5월 31일~6월 1일까지 제주 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선 농림축산식품부와 제주특별자치도 주최, 식생활교육제주네트워크 주관의 ‘2019 음식 영화 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음식과 관련한 영화와 강연을 보고 들으며 식생활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소통하는 계기가 됐다. 실내에선 먹거리 영화가, 야외에선 토종 곡식으로 만든 제주 지도와 non-GMO 고추장 만들기 등 먹거리와 관련한 체험행사가 진행돼 관람객들이 다양한 식생활 문화를 즐겼다. 또한 31일엔 양용진 제주향토요리보전연구원장이, 1일엔 레이먼 킴 쉐프가 식생활 문화와 관련된 강연을 이어갔다.


넛잡 시리즈·엄마의 공책 등
영화로 먹거리 중요성 되새겨
"아이들 눈높이 맞춤 교육 가능"

non-GMO 고추장 만들기 등
자연재료 체험 부스도 운영
곡식으로 만든 제주 지도 눈길 


▲영화로 본 식문화=먹거리 영화는 애니메이션부터 다큐멘터리까지 ‘넛잡1·2’, ‘엄마의 공책’, ‘49일의 레시피’, ‘풍요의 땅 부르키나파소’ 등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3편이 연속 상영됐다. 식생활교육제주네트워크는 음식문화축제를 통해 한국의 고유한 식문화와 세계 속의 다양한 식문화가 영화라는 매개체로 한데 묶여 세계인의 다양한 삶의 모습과 문화를 이해하고 식생활 문화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한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첫 번째 영화는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넛잡: 땅콩 도둑들’로 화재로 인해 식량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도심으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관람객들 역시 영화가 주는 식문화 이야기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조순영 예다운어린이집 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재밌는 영화도 보고 먹거리와 관련된 체험이 아이들 발달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이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른 식생활에 대해 단순한 교육만으론 아이들이 지루해할 수 있는 부분을 영화를 통해 더 쉽게 식생활의 중요성을 교육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5세 아들과 함께 영화 관람을 한 어머니도 있었다. 한 달 제주 살기를 하는 김다희(34) 씨는 아이와 같이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찾다가 우연히 영화와 음식이 함께하는 축제에 대해 알게 됐다고 전했다. 김 씨는 “아이와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어 좋았고 야외 체험행사도 재밌어 보여서 기대하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김 씨는 한 달 제주 살기를 하게 된 이유가 아이의 심한 아토피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씨의 관심사엔 아토피 개선을 위한 바른 식생활도 빠질 수 없었다. 김 씨는 가정에서 우리밀, 로컬푸드 등 100% 국산 농산물만을 이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씨는 “어떤 음식을 먹는지가 아이의 아토피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100% 국산 농산물만 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체험으로 본 식문화=이날 야외에선 건강한 자연재료를 활용한 12개의 체험 부스가 진행돼 바른 식생활과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한 체험의 장이 마련됐다.

슬로푸드 제주는 맛의 방주에 등재된 품목을 홍보하고, 농민장터와 제주농촌교육농장연구회가 운영하는 부스에선 다양한 로컬 푸드를 선보였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이 준비한 non-GMO 고추장 만들기, 쥐이빨옥수수팝콘 만들기를 비롯해 바른 밥상 100세 캠페인을 주제로 핀 버튼·손거울 만들기, 테이크아웃컵을 재활용한 화분 만들기, 꽃마리협동조합의 허브 방향제 만들기, 토종 곡식으로 제주 지도·마라카스(악기) 만들기 등 식자재와 관련된 만들기 체험들이 관람객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행사 이곳저곳에선 각양각색의 과일·야채들과 먹거리들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는 동안 한살림 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 부스에선 국산밀로 만든 라면, 국수, 전통 음료인 식혜, 오미자 등 다양한 상품을 걸고 룰렛 퀴즈를 펼쳤다. 퀴즈를 맞힌 한 관람객은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 몸엔 우리 것이 좋으니까”라고 호기롭게 답했다.

제주 토박이 송미선(55) 씨는 가장 뜻깊었던 프로그램으로 제주 토종 곡식으로 만든 제주 지도를 꼽았다. 송 씨는 “제가 제주 토박이인데도 제주도에서 재배하는 토종 곡식이 이렇게나 다양한지 몰랐다”며 “100% 제주도에서 구한 7~8가지 곡식으로 제주 지도를 만드니 참 신선했다. 참고로 우도는 땅콩으로 채웠다”고 웃음 지었다.

제주 지도와 체험 부스를 준비한 고민경(42) 씨는 재작년에 관람객으로 행사에 참여했다가 행사 취지가 좋아서 올해는 식자재와 문화 공방과 연계한 부스 운영자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문화공작소 몽마르카부덴을 운영 중인 고 씨는 이번 행사를 위해 문화와 식자재의 교집합을 찾다가 토종 곡식을 이용한 공예품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 제주 토종 곡식의 역사부터 효능까지 공부하게 됐다고. 고 씨는 “관람객들에게 곡식 하나하나에 관해 설명하다 보니 저절로 토종 곡식에 애정이 생겼다”며 “이렇게 토종 곡식으로 지도나 악기를 만들다 보면 토종 곡식에도 친숙해져서 식생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웃음)”라고 전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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