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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되면 100% 폐사···접경지역 야생 멧돼지부터 막아야”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이 북한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사실 확인 직후인 지난 5월 31일, 경기도 포천시 거점 소독시설과 양돈 농가 등을 방문해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컨트롤 어렵고 활동반경 넓어
빠른 시일내 유입 가능성

▶양돈업계 요구사항은
울타리 설치에 긴급예산 투입
고양·속초도 특별관리지역 포함
야생 멧돼지 수렵 강화해야
군부대 음식물 폐기물 관리도


한반도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최초로 유입되면서 우리나라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대한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북한 자강도 우시군 소재 양돈 농장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사실 학인 후 국경 검역 및 접경지역에 대한 방역 강화와 함께 북한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한 협의에 나서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가축 질병 예방 및 방역 시스템이 미흡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북한 내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될 경우 남한 지역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왜 위협적인가?=그동안 정부 홍보 자료 및 여러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출혈성 열성 전염병으로, 감염되면 폐사율이 100%에 달하고, 구제역 백신처럼 상용화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위험한 질병이다.

이 같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난해 8월 우리 인접국가, 특히 북한과 가까운 중국의 요녕성 심양지역에 첫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유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주로 감염된 돼지와 돼지고기 제품의 이동, 감염된 돼지고기 제품이 들어 있는 잔반 급여, 야생 멧돼지를 통해 확산되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이 중에서도 돼지에 대한 잔반 급여와 야생 멧돼지가 질병 감염의 주요 매개체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취약한 가축 질병 예방 및 방역 시스템을 고려하면 중국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북한으로 넘어가 확산될 경우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를 통해 남한으로 질병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해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첫 발생 직후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미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전문가인 위르겐 리히트(Juergen Richt) 미 캔자스 주립대 교수는 “동유럽의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사례에 비춰보면 한국은 굉장히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면서 “야생 멧돼지는 컨트롤하기가 어렵고 활동 반경이 넓기 때문에 북한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될 경우 아주 빠른 시일 내에 남한 유입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993년, 광견병(공수병)이 북한의 야생동물을 통해 경기도와 강원도 북부지역에서 발생해 수도권 인근까지 번진 사례도 전문가들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 한다.

▲농축산업계 요구사항=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아진 이후 정부의 방역 강화 대책 마련에 양돈 농가를 중심으로 농축산업계 전반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대한한돈협회는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첫 발생 당시부터 북한 유입을 우려하며 야생 멧돼지 개체 관리 강화, 북한에 대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진단 및 가축질병 관리 시스템 지원 등을 요구해 왔다. 이번에는 북한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사실 확인 즉시 정부에 △울타리 지원 사업 긴급 예산 투입 및 멧돼지 방지 울타리에 대한 농가 지원 한도 증액 △고양·속초시의 특별관리지역 포함(임진강 및 한강, 동해 바다를 통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 방지) △야생 멧돼지 개체 수 저감을 위한 수렵 강화 △군부대 음식물 폐기물의 철저한 관리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폐사 멧돼지 신고·관리 강화 등을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국내 28개 농축산단체가 소속된 한국농축산연합회도 논평을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유입 시 축산농가의 경제적 타격, 사육 기반 붕괴는 물론 국민경제에 미칠 막대한 파장을 고려할 때 초동방역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며 “북한과의 방역 협력방안 검토는 물론, 모든 검역수단을 총동원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접경지역 양돈농가 예방조치 완료…범부처 총동원 차단방역 박차

▲정부 대응방안은=사실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이후 북한 유입은 시간문제로 언급 돼 왔다. 북한에 인접해 있는 요녕성·길림성·흑룡강성 등 중국 동북 3성 모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고, 야생 멧돼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확인된 것이 그 이유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북한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접경지역 10개 시군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월 1회 현장점검 및 주 1회 전화예찰, 접경지역 야생 멧돼지 혈청예찰 물량 확대 등 방역관리를 강화해 왔다. 여기에 이번에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자 남쪽으로의 전파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접경지역 10개 시군 특별관리지역 지정’ 등 추가적인 방역조치에 나서 지난 2일까지 접경지역 353개 모든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일제소독, 방역상황 점검, 전화예찰 등 농가 단위 사전 예방조치를 완료했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국방부·환경부·통일부·행정안전부·산림청·강원도·경기도 등 관계부처, 지방차지단체와 합동점검회의를 열고,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 예방을 위한 대응방안도 내놨다.

통일부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한 협의에 착수하기로 했고, 행정안전부는 거점소독시설과 통제초소 설치·운영에 필요한 지원 및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살처분을 위한 조치를 미리 준비하기로 했다.

또한 환경부는 접경지역 야생 멧돼지에 대한 사전 포획을 실시하는 등 신속한 초동방역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며, 국방부는 접경지역을 통한 북한의 야생 멧돼지 유입 감시 및 야생멧돼지가 군부대의 남은 음식물을 먹고 가는 일이 없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산림청은 산림보호단에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교육·홍보를 실시해 업무 수행 시 야생 멧돼지 감시 역할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강원도는 DMZ에 야생 멧돼지 먹이주기 금지와 같은 안내판을 설치하고 주요 길목에 발판 소독조를 비치하는 등 철저한 방역 관리를 시작한다. 경기도의 경우 관내 외국인 밀집지역과 재래시장에서 불법 수입축산물에 대한 단속 및 홍보를 강화하고, 농협은 접경지역 모든 농가에 생석회를 배포, 농장입구에 도포해 차단방역 벨트를 구축할 방침이다.

한편, 북한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파 속도와 여러 사정에 비춰 보면, 북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매우 빠르게 남하하며 확산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부터는 최고수준의 방역태세를 가동하길 바란다”고 관계기관에 당부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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