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농업부문 이슈

[한국농어민신문 이동광 기자]

대체 단백질·식품감지 기술 등 
환경부담·낭비 줄이는데 방점
빅데이터 및 응용분석도 제안

사물인터넷·블록체인 등 활용
생산이력 추적시스템 구축도


최근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논의된 농업 부문 이슈는 미래 인류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 시스템 구축’과 ‘생산이력 추적시스템’이다. 특히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에 따른 미래 식량안보, 기후변화, 지속가능한 농업, 빈곤과 농업개발 등의 주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출현으로 농업 부문에 닥쳐올 위기와 변화는 엄청나지만 다른 산업들과 비교하여 대응책 마련이 부족하다고 분석한다. 이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 부문의 다양한 주요 이슈들 중 세계경제포럼에서 주도한 미래형 식량 생산 및 이력추적시스템의 현황 및 대응 방안에 대한 의미를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 지속가능한 글로벌 식량 생산 시스템 구축=농식품 생산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30%를 차지하며, 전체 담수 유출량의 70%가 농식품 생산에 이용된다. 식량 손실이나 폐기물 등 심각한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식량 생산을 증가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전히 세계적으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빈곤층 인구는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7년 기준 8억 2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자원연구소에 따르면 2050년까지 현재의 생산효율성 수준을 유지하려면 인간 활동을 전적으로 제외하더라도 전 세계에 남아있는 산림을 전부 없애고, 수천에 달하는 종을 멸종시키고, 파리 협정에 의한 온실가스배출 목표치를 초과 방출했을 때 가능하다. 인류가 충분히 소비할 수 있고, 환경도 살릴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과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세계경제포럼과 협력기관들은 식품가치사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첨단 기술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요 형태의 전환 기술 △가치사슬의 연계 촉진 기술 △효과적인 생산 시스템의 개발 기술 등 3개 분야 12개 혁신 농업 기술을 제시했다.

수요 형태의 전환을 위한 기술로는 대체 단백질, 식품감지 기술, 영양학 부문의 혁신 농업 기술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기술은 환경부담 감소, 식품 낭비 축소, 과도한 영양 섭취 방지 등 에 중점을 두며, 식량 생산의 지속가능성 확대를 지향할 수 있다.

또한 미래에는 더 안전하고 저렴하며, 지속가능한 단백질의 공급이 중요하다. 대체 단백질은 곤충, 식물, 양식, 세포배양 등 생태 발자국이 더 작은 자원을 활용하고 인간, 동물 등의 소비에 사용되는 기존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동물단백질 소비량의 10~15%를 대체 단백질로 대체하면 농업 부문 담수 사용량의 7~12%를 감소시킬 수 있고, 2억5000만~4억ha의 토지가 절약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치사슬의 연계 촉진 기술에서는 모바일 서비스 제공, 빅-데이터 및 응용분석, 실시간 공급망 투명성과 추적성을 위한 사물인터넷, 추적 가능 블록체인 등을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기술은 정보의 수집과 처리를 첨단화·효율화함으로써 생산성과 농가소득은 늘어나고 환경 부담은 감소시키며, 투명한 식품 유통을 통해 식품 낭비 요소도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다.

효과적인 생산 시스템 개발 기술 분야에서는 투입 자원과 물 사용 최적화를 위한 정밀 농업, 종자 개량용 유전자 편집 기술, 농작물 복원력 향상을 위한 미생물 기술, 토양 관리를 위한 생물 기반 농작물 보호 및 미세영양제 기술, 오프 그리드 재생에너지 생성 및 전기 이용을 위 한 저장 기술 등을 제안했다.

▲식품의 생산이력추적 시스템 구축=식품이 인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식품에 대해 상세히 알지 못 하는 부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생산자와 소비자 간 정보전달의 단절은 대체적으로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 체계로 인해 발생한다. 결국 정보전달의 단절을 막고 소비자의 알 권리와 식품 안전 보장, 식품 낭비 방지를 위해서는 식품의 생산 이력추적이 필요하다.

식품의 생산이력추적 시스템 구축에 대해 ‘기술혁신을 통한 식량 가치사슬의 이력추적 향상’ 보고서는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식품 감지 기술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을 통해 식품의 생산과 배송의 시각화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했다. 이전에 보이지 않던 정보를 시각화함으로써 이력추적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파생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평가한다.

특히 기술적으로 활성화된 ‘끝과 끝’ 식품 이력추적은 최신 공급망 관리 방식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소비자들도 식품가치사슬에서 이력추적 향상과 관련 이력추적이 가능한 제품에 추가 지불 의사를 가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이 추적 가능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식료품점에서 추가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면, 그 제품을 생산한 농민에게 곧바로 이익이 전달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이는 생산자들이 종종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투자 판단을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용렬 박사는 “세계경제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이 글로벌 이슈이긴 하지만 우리 농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AI, 로봇, 바이오 등 첨단 기술들과 농업의 융·복합을 왜 서둘러야 하는지에 대해 답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농업은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첨단 기술과 융합해야 하는데 선진국들은 이미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우리도 세계적 흐름에 동참해서 선진화 된 지속가능한 생산체계와 첨단화된 식품유통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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