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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인가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미국, 호주, EU 등 FTA 체결과 발효로 인해 축산물의 수입 관세율 ‘0’가 다가오고 있다. FTA로 인한 축산물의 수입관세율이 하락하면서 수입물량이 증가하고 우리나라 대도시는 물론이고 산간벽지까지 수입축산물이 아주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축산물 수입액 변화를 보면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미국과 체결한 FTA가 지난 2012년 3월 발효된 이후 주요 축산물의 수입은 가파른 우상향 그래프를 보이고 있다. 미국산 농식품 수입액 자료를 보면 쇠고기가 지난해 16억3500만 달러로 FTA 발효 직전과 비교해 500% 가까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액 또한 6억 달러로 165% 증가했으며, 치즈는 2억2300만 달러로 300% 정도 급증하며 우리나라 낙농시장에서 승승장구해 왔다. 영연방(호주, 캐나다, 뉴질랜드)과 EU FTA 발효 이후 이들 국가로부터 축산물 수입도 역시 대폭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들 국가와 FTA에서 양허 관세가 원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축산물의 관세개방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계산됐다. 쇠고기의 경우 99.6%에 달하며, 돼지고기 97.5%, 낙농품 79.3%, 닭고기 32.1% 등 축산물은 관세로 수입장벽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수입량 대비 총공급량으로 계산되는 수입개방도 또한 쇠고기 54.8%, 돼지고기 31.5%, 닭고기 21.4% 등이고 낙농품은 사실상 국내 생산이 아주 미미해 산출조차 하지 못할 지경이다.

이러한 수치를 놓고 보면 우리 축산농가들은 축산 선진국의 공략에 대응 수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허가축사 적법화, 환경문제를 비롯해 경영비 가중 등 내부 현안 해결에 급급한 상황이고, 일부 축종에서는 내부 갈등과 분열 양상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축산업 관련 각종 수치들이 우리나라 축산업의 적색경보를 울리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부와 축산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한 미래 설계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판을 받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병성 축산팀장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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