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아프리카 케냐는 196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국가로 적도가 국토의 중앙부를 지나고 있고, 국토면적이 한반도의 약2.7배다. 케냐의 농업가능지역은 전체 국토의 47%정도인 약 27만㎢에 이르지만 물 저장시설 및 관개시설은 취약하다. 연중 7~8개월이 건기라서 농업용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우기에는 집중강우로 홍수가 발생하는 등 작물재배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재배기술이 낮고 비료 등 농업자재가 부족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세계평균 생산량의 20~50%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전체 인구 5000만명 중 약77%가 농업에 종사하다보니 농업인 평균경지면적이 1~2ha로 영세한 편이고, 생산량이 낮아 농업인 소득은 연간 1500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고, 삶의 질도 낮아서 농업인 평균 수명이 41~47세 정도이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 이후 극심한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다수확 벼 품종 개발과 재배기술 보급으로 1970년대에 식량자급을 이뤘다. 이런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해 그들 나라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2009년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케냐센터를 개소했다. 특히 벼, 감자, 고구마, 채소 등의 생산성 향상기술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정책제안 2건, 농업인이 농업현장에서 활용가능한 영농기술 8건 등을 개발했다. 옥수수, 양계, 감자, 고구마, 양배추, 토마토, 벼 등 표준재배법 영농교본을 발행해 도서관, 대학뿐만 아니라 농업인 단체에 배부해 활용 가능케 했다.

또한 농업인 영양개선과 소득향상을 위한 토종닭 사양관리기술을 개발했다. 개발된 기술은 소규모 농가에서 실증했고, 더 큰 규모의 검증을 위해 부락을 선정해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을 투입하는 시범마을사업을 추진했다. 감자 생산성 향상과 농업인 소득 증대를 위해 해발고도가 약2600m로 감자 바이러스병을 옮기는 해충 밀도가 평지보다 낮은 니안다루아현(Nyandarua County) 완조히(Wanjohi)마을에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사업을 수행해 감자생산량은 4.7배, 농가소득은 4.3배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 

농업환경이 반 건조 지역인 특성 상 우기에만 농작물 생산이 가능해 농가소득이 특히 낮은 마차코스현(Machakos County) 비우니(Mbiuni)마을에서는 개량된 케냐 토종닭과 패키지화된 사양관리기술을 종합적으로 투입해 3년간 협력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일반 닭의 산란 가능기간인 5~6개월 보다 긴 8개월간 계란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었고, 계란무게가 45~60g으로 일반계란 25~39g보다 더 큰 계란을 얻을 수 있었다. 그 동안 자급자족에 머물렀던 것에서 소규모 판매가 가능해져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협력사업에 참여했던 100여농가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KOPIA케냐센터에서는 시범마을 성과가 마중물이 돼 케냐농업이 한단계 더 발전되기를 기대하며, 사후관리에도 최선을 다해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더욱 높이고자 한다.

김기종 농촌진흥청 KOPIA케냐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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