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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농민조합원 교육을 위한 세 가지 방법

[한국농어민신문]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

협동조합·농협 이해 관련 강의 의무화
30인 이상 참여시 자유로운 교육 지원
출마조건으로 교육이력제 도입을


며칠 전 농협안성교육원에 강의를 다녀왔다. 농민조합원 교육을 담당할 농협직원의 강사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라고 했다. 2주 동안 진행되는 교육은 ‘조합원과 대의원의 역할’, ‘협동조합사업의 성공원칙’, ‘농협법 이해’, ‘협동조합 역사와 이념’ 등 강의내용에 대한 교육과 함께, ‘강의교안 작성법’, ‘파워포인트 작성법’, ‘강의기법’ 등 강의 스킬과 관련된 교육도 함께 있어 상당히 잘 짜여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협 직원이 조합원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역량을 가지도록 교육을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고 반가운 일이다. 좋은 강사 직원들이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직원의 강의역량만 높아진다고 ‘농민조합원의 교육’이 제대로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농민조합원 교육과 관련된 전체적인 시스템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농민조합원 교육은 또 다시 한 때의 공염불로 그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농협법에는 아예 별도의 조를 나눠서 조합원교육을 할 것을 의무사항으로 두고 있다. 농협법 제60조(조합원의 교육)은 다음과 같은 3개의 조항으로 이뤄져 있다.

① 지역농협은 조합원에게 협동조합의 운영원칙과 방법에 관한 교육을 하여야 한다. ② 지역농협은 조합원의 권익이 증진될 수 있도록 조합원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품목별 전문기술교육과 경영상담 등을 하여야 한다. ③ 지역농협은 제2항에 따른 교육과 상담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주요 품목별로 전문 상담원을 둘 수 있다.

제3항은 제2항을 실행하기 위해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 것인데 반해, 막상 제1항으로 제시한 “협동조합의 운영원칙과 방법에 관한 교육”은 구체적인 지침이 없는 실정이다. 사실 활발하게 진행된 영농교육과 달리 협동조합의 운영원칙과 방법에 대한 교육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그동안 만났던 조합장들의 다수는 “신규 조합원 교육을 시키려고 해도, 신규 조합원이 교육에 나오지를 않는다”는 어려움을 말하기도 했다. 반면에 어떤 농협의 이사가 농협 내에서 대의원을 포함한 조합원 교육을 하고 싶었는데, 강사를 정하는 문제로 농협과 이견이 생겨 결국 1년 반이나 지나서 대의원들이 원하는 강사를 모셔 어렵게 교육을 했다고 한다. 농민조합원 교육을 둘러싼 인식과 경험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왜 신규조합원들이 교육을 받으러 오지 않는 걸까? 조합원들 중에 교육을 받고 싶는 사람들은 아예 없을까? 공급자 중심으로만 농민조합원 교육을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농협이 선호하는 강사와 농민조합원들의 선호하는 강사가 다르면 강의를 함께 하거나 두 번에 나눠서 하면 안될까? 이런 질문들의 해결책을 찾아갈 때 농민조합원 교육이 체계화될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 농민조합원 교육을 둘러싸고 많이 논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대로 된 농민조합원을 위한 강의를 하기 위한 방법을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신규 조합원의 가입요건에 ‘협동조합 및 농협의 이해 강의’를 의무화해야 한다. 만약 참석이 어려우면 농협에 와서 강의 동영상을 보고, 소감문을 제출하거나 강의를 이해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시험을 치면 될 것이다. 생협은 이런 시스템을 이미 십여년 전부터 만들어 놓고 있다.

둘째, 농민조합원의 강의참석 희망자가 30명 이상이 되면 협동조합 교육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농협이 지원하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 성인교육의 특징을 감안할 때 스스로 기획하고 스스로 듣는 교육만큼 효과적인 교육이 없다.

셋째, 대의원, 이감사, 조합장의 출마조건으로 교육이력제를 도입하거나, 특정하게 정한 교육을 수료해야 하도록 농협법을 개정해야 한다. 평균 자산 1000억원에 달하는 농협의 운영에 대한 중차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농협의 지도자들이 어느 정도의 농협 이해도 없이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떤 농민조합원들이 협동조합의 운영원칙과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가지려고 할까? 나아가 그 농협의 운영의 질적 수준이 어떨까?

협동조합은 교육에서 시작해서 교육으로 끝난다고 한다. 협동조합지도자가 가장 큰 의무는 후계지도자를 육성하는 것이라는 금언도 있다. 농민조합원에 대한 농협의 교육이 제대로 되고, 체계화되길 간절하게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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