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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역사 봉동생강, 농업유산 지정 시급"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과 완주군이 ‘봉동생강’ 고유의 농업시스템, 생강농업에서 기인한 문화, 경관을 지속적으로 보전, 관리해나가는 방안을 찾기 위해 토론회를 가졌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전북도와 완주군, 지역주민들이 봉동생강의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지난 14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행정복지센터에서 ‘완주 봉동생강 국가농업유산 추친 현장토론회’를 갖고 봉동생강의 농업시스템과 가치 제고 방안 등을 짚었다. ‘봉동생강’ 고유의 전통농법, 생강농업으로 형성된 문화와 경관, 토종종자 등을 지키면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에서다. 토론회에는 김미희 농과원 농촌환경자원과장을 비롯한 학계전문가, 지역주민 등 50여명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농진청·농과원·전북도·완주군
현장토론회서 가치 제고 논의

문헌·이야기로 역사성 인증 
온돌 저장기술 등도 이어져와

‘UR’ 이후 수입량 증가 등 위기
국가농업유산 지정 통해 극복
농촌 문화와 연계 가치 창출을


▲봉동생강 농업시스템의 가치=이양수 전북대 교수는 ‘봉동생강 농업시스템’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봉동생강의 역사성과 고유 농업기술, 생강농업에서 파생된 문화와 경관 등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완주군 봉동읍 일대는 생강의 시배지이면서 문헌기록으로 600년,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1000년 이상의 역사성을 갖고 있다. 고려 초 중국에 사신으로 갔던 신만석이 생강뿌리를 가져와 봉동에서 재배했다는 설이 있다. 또 ‘고려사’에 고려 현종 9년(1018년)에 왕이 전사한 병사를 위로하기 위해 차, 배, 생강을 줬다는 기록이 있다. 이양수 교수는 “선물을 하사할 정도면 한반도에서 이미 생강의 대량 재배 및 저장이 가능했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 조선 태종 14년(1414년)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봉동생강에 대한 기록, 봉동은 생강농사가 주업이라는 1454년 ‘세종실록지리지’ 기록, 1450년 ‘신가요록’의 온돌식 생강굴에 대한 기록 등이 있다.

▲ 온돌 밑에 굴을 파서 생강을 저장하고 있는 농가.

특히, 온돌 밑에 화기가 있는 곳에 생강을 보관해온 전통농법은 600년 넘게 내려온 것이면서 우리나라 전통농업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유산이다. 가옥을 지을 때 먼저 토굴을 파고, 그 위에 온돌을 설치해 실내난방과 함께 생강을 보관하는 토굴의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온 것이다. “아침과 저녁에 짚으로 불을 피우고, 아궁이의 열로 12~13℃의 온도와 일정한 습도를 유지해온 저장기술이 현재 식품을 장기간 보존하는 CA저장시스템과 유사한 과학적 방식”이란 게 이양수 교수의 설명이다. 온돌방식 외에도 봉동지역에는 수직강하식, 수평이동식 생강굴 등 생강을 보관하던 시설이 남아 있으며, 여전히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업경관유지, 생물다양성 보존 및 증진 등에 있어서도 봉동생강이 중요하다. 이곳에는 평야지 특성을 반영해 4년 윤작방식으로 생강을 재배하면서 독특한 경관을 갖고 있다. 또한 청골, 황골과 같은 토종생강이 내려져 오고 있어 개량종을 재배하는 타 지역이나 중국산과는 분명하게 차별화 된다. 봉동 당산제, 봉동 씨름, 봉동 농악, 강수(생강장아찌), 개악(된장에 생강 잎을 넣은 음식) 등 봉동지역만의 고유한 문화와 음식이 보전되고 있다.

▲가치 제고 방안=역사성과 명성을 간직한 봉동의 생강농업은 UR(우루과이라운드)이후 수입생강의 증대, 새로운 생산기술 및 유통시스템 보급 등으로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줄어드는 등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에 전북도와 완주군은 봉동생강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추진위원회(위원장 이용국)와 힘을 합쳐서 봉동생강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 관리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라져가는 봉동생강 농업시스템의 보존과 활성화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반드시 농업유산 지정이 필요하다”는 게 이용국 위원장의 생각. 따라서 현장토론회에서는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을 위해 개선돼야할 부분 및 봉동생강의 재도약을 위한 다양한 조언이 있었다. 김미희 과장은 “농촌자원과 농촌의 문화, 농업기술이 융·복합한다면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봉동생강을 지키는 사람은 무엇 때문에 이것을 지키려하고, 이것을 보러오는 사람은 무엇을 기대하는 것일까 등을 생각해보면 지금 시점에 보완할 것이 보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백승석 한국농어촌공사 지역개발지원단 차장은 ‘완주 봉동생강의 농업유산적 가치제고 방안’을 통해 농업유산의 개념,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에 앞서 보완할 사항 등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농업유산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생태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 진화하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이면서 수세대에 걸쳐 축적된 전통지식과 실천을 토대로 한 농업시스템이다. 따라서 환경변화에 적응해온 전통지식과 실천방식을 다음 세대로 계승하기 위한 보전과 관리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는 게 농업유산이란 것이다. 또한 농업유산은 유형유산자원과 무형유산자원으로 분류되는데, 지역주민이 포함된 전통적 농업활동, 농업토지이용 및 시스템, 농촌경관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런 설명과 함께 백승석 차장은 “봉동생강의 역사에 대한 일관성이 필요하고, 생강굴 저장시스템의 역사성에 대한 기록보완이 필요하다”면서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봉동생강의 생산량, 면적, 소득감소가 지역주민의 생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봉동생강이 재배되지 않았을 때 지역과 국가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한 그는 “전통 생강농법에 대한 고문헌이 존재하고 전통방식으로 재배되고 있지만 봉동 전통생강농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봉동 전통 생강농업시스템은 생강재배농법과 생강굴 저장시스템이 연결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양병우 전북대 교수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수단으로 봉동생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봉동생강은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여부를 떠나 우리가 보전, 관리해야할 농업유산”이라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봉동생강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지역개발의 출발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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