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바이러스 강력하지만
인수공통전염병 아냐
막연한 공포감 막아야
국민들 사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한 과도한 공포감이 조성되지 않도록 정부가 국민들에게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은 지난 9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 소회의실에서 축산·수의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프리카돼지열병 폐사율 100%,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를 주제로 ‘제20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 발생할 경우 양돈 및 농축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민들에게 이 질병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이 조성될 경우 이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며 정부가 정확한 정보 전달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현섭 한국양돈수의사회 회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대통령이 언급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이슈화 됐다”며 “그러나 언론 등에서 자극적인 내용으로 공포감을 조성하고 국민 실생활에 위협적인 질병이라는 인식을 주면 오히려 부정적인 부분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현섭 회장은 이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지켜야 할 부분에 대한 홍보를 정부가 더 많이 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연구를 오랜 기간 지속해 온 선우선영 (주)케어사이드 이사도 정확한 정보 전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우선영 이사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워낙 강력한 바이러스라는 부분 때문에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라고 해도 이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며 “만약 인수공통전염병이었다면 수년간 이 질병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온 본인부터 감염이 됐을 것”이라고 인수공통전염병 가능성을 일축했다. 선우선영 이사는 이어 “이같이 소비자들이 막연하게 두려움을 갖게 되는 부분이 질병 예방에 오히려 독이될 수 있다”며 “정부가 국민들이 주의해야 할 부분을 명확히 해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소비자단체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정부가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부분을 조금 더 정확하게 정리해서 전달해야 한다”며 “또한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대책 수립을 계기로 축산업 전반의 질병 방역, 위생 대책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새로운 축산업 발전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발생이 양돈업뿐만 아니라 원예 산업의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국내 농산업 분야 전반의 관심을 축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유용 서울대 교수는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 양돈 산업과 밀접한 사료·동물약품 산업에도 심각한 영향이 있는 것은 물론 축산물 소비 위축으로 마늘·고추·쌈채소 등 원예 산업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농업 전반에 걸쳐 문제가 나타나는 만큼 국내 농산업 분야 전체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차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