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갖고 길 찾으면 우리농업 가능성 충분”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한우파동으로 어려움 겪을때
읍내에 정육형 식당 열어 극복
위험 감수하며 사과농사 시작
당도 높고 식감 뛰어나 인기
“기후변화·소비자 기호변화 등
외부 환경에 능동적인 대처를”


“어렵지만 희망을 갖고 길을 찾으면 우리 농업에 가능성은 있습니다.”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에서 한우와 사과로 연소득 2억원 이상을 올리는 이효재 씨는 희망을 갖고 노력하면 지금의 농업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사과농사 9700㎡(약 2939평)과 한우 180여두를 경영하는 이 씨는 1996년 농업인후계자로 선정돼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했다.

그가 처음 자금을 지원받아 시작한 농업은 전통적인 고랭지 배추농사였다. 한우 10마리와 고랭지배추 등 복합영농으로 시작한 그는 한우파동과 고랭지배추 가격 폭락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단순한 생산만 가지고는 소득증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이 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년을 한우직거래판매사업을 실시해 성과를 올렸다. 읍내에 직접 직판장을 개업하고 셀프서비스 방식으로 한우점을 운영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농협과 대형식당들이 정육형 식당 사업에 속속 진출하면서 생산과 유통을 함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 사업을 접고 생산에 집중했다.

이때부터 이 씨는 한우사육을 해마다 늘려 현재의 사육규모를 갖추게 됐다. 또한 최근 들어 FTA의 확대로 중국산 김치가 밀려들면서 고랭지농업이 위기를 맞자 지난 4년 전부터 고랭지사과로 작목을 바꿔 타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

기후변화 등으로 강원도에서도 사과농사가 가능해지면서, 오히려 고랭지사과는 당도가 높고 식감이 뛰어나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 씨는 “2015년 처음 3000㎡(약 909평)의 사과농사를 시작할 땐 상당한 위험을 감수했으나 자신감을 갖고 지속적으로 면적을 늘려갔다”며 “기후변화와 소비자들의 기호변화 등 외부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농연임계면회장으로 활동하며 임계사과축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처음에는 사과축제를 정선읍에서 하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생산지인 임계면에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했고, 이것이 성공의 바탕이 됐다고 이 씨는 설명한다.

이처럼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그이지만 농촌에 사람이 없는 문제는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한다.

그는 “지금 가장 시급한 농촌과 농업의 문제는 후계인력이 농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라며 “효과적으로 다음세대가 농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농지와 농업시설에 대한 증여세 감면 등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농업경영인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자금과 교육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농업에 전념하도록 만든 농업인들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농업발전을 위해서는 농업경영인들을 위한 지원 대책이 반드시 나와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선=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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