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농협 계통구매 이후
50리터 한 포에 80% 인상
농민들 “되레 부담 가중”


토양개량제로 쓰이는 바이오차(Biochar) 가격이 유통경로 변경으로 크게 오르면서 농업인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농자재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차 한 포(50리터) 당 소비자가격이 1만원 하던 것이 1만8000원으로 급등했다. 80%가 인상된 것이다.

같은 품질과 같은 양의 가격이 이처럼 급등한 원인은 원재료 생산업체-유통전문 업체-지역농협-농업인으로 이어졌던 기존 유통경로에 농협중앙회 계통구매사업이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바이오차는 그간 경동개발이 생산하고 경동아그로가 판매해왔다.

그러나 농협중앙회가 바이오차 계통구매사업을 실시하면서 농우바이오 자회사인 농업회사법인 상림이 바이오차 생산 및 유통을 담당하고 나선 상황이다. 상림은 바이오차테크라는 곳에서 주원료(바이오차)를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는데 이곳은 생산물량이 많지 않아 부족분은 경동개발로부터 주원료를 공급받는다. 

이같은 체계 속에 농협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농우바이오는 지난해 상림을 인수해 바이오차 사업에 뛰어들었고, 공격적인 보급 전략을 펴고 있다. 

문제는 농우바이오가 농협중앙회와 바이오차 50리터 한포에 1만7000원에 납품계약을 맺고 지역농협에 납품을 시작한 것이다. 경동아그로가 기존에 공급하던 바이오차 소비자가격은 1만원. 유통회사가 경동아그로에서 농우바이오 자회사인 상림으로 바뀌면서 가격이 뛴 것이다. 
이상한 것은 경동개발이 농협 계통구매 가격에 맞춰 소비자 판매가를 올리지 않으면 제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경동아그로 측에 통보한 것이다. 

기존의 유통회사 경동아그로 담당자는 “제품 공급처(경동개발)에서 갑자기 한 포에 1만7000원 이상 받지 않으면 제품을 공급해 줄 수 없다는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며 “지금까지 공급해온 가격을 봤을 때 6500원 정도의 원가에 영업비용 등 적정한 유통마진을 더한다면 소비자가격 1만원 정도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차를 사용해 오던 현장 농업인들도 “제품 가격이 갑자기 급등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농협중앙회 계통구매사업은 공동구매를 통해 공급가를 낮추기 위함인데 오히려 이전 보다 가격이 올라 되레 부담이 가중 된다”는 목소리다. 

이에 대해 상림 담당자는 “생산비용이 1만3000원 이상이고 적정 유통마진을 더하면 최소한 1만7000원은 받아야한다”고 설명했다.

또 농우바이오 관계자는 “지난해 토양개량 시범사업을 하며 1만3000원을 받았는데 이것은 시범사업이라 재료비 수준으로 받은 것”이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급사업이 되면서 가공비와 물류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농협의 토양개량제 보조사업을 받으면 농가가 부담하는 비용은 포대 당 3000원선 밖에 되지 않는다”며 “농가 부담이 늘거나 바이오차로 폭리를 취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강원=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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