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바쁘디 바쁜 영농철이 시작됐다. 올 한해도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농사일에 매진할 것이지만, 국민과 정치인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글을 적는다.

첫 번째는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알아 달라는 것이다. 농업은 생명산업이며 천하대지본이라 일컫는다. 이미 세계적으로 시작된 식량전쟁의 심각성을 망각해선 안 된다. 오천만 국민의 5%가 되지 않는 220만 농민들의 피땀으로 대한민국의 식량자급률은 23%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농업인의 80%이상이 3000만원 이하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농업의 존재 차체만으로도 얻는 여러 기능들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유럽의 선진 농업국은 어떠한가. 식량안보의 기능, 환경보존의 기능, 국토보존의 기능, 수자원보존의 기능 등 다양한 기능에 대해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그 기능의 필요성을 인정해 주고 있기에, 농업인들은 정부로부터 연 농업소득액의 70%까지 직불금 형태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유럽의 직불금 정책을 두고, 과연 대한민국 농업인들 시선에서는 부럽기만 한 먼 나라의 정책인가, 아니면 우리도 곧 그런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적 기대가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농업정책들이 시도되고 있지만, 농민들이 피부로 느끼기엔 너무도 미약하기만 하다. 모두가 농업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된다. 농업의 존재가치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닌, 전 국민의 관심과 절대적 지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농업인이 비록 직업의 특성상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맬 수 있는 상항이 아니지만, 검게 그을리고 흙 묻은 남루한 작업복이 일상일지라도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농업인의 공로는 5000만 국민의 식탁에 안전하고 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고 보상 받을만하다.

훗날 제대로 대접받는 농업 시대가 도래되면, 그 모든 공은 현재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220만 농민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전국의 정치인들에게 간곡히 당부 드린다. 제발 올바른 정치와 위치에 맞는 품위를 지켜 달라. 종이신문 구독을 중단한 후로 아침마다 인터넷 뉴스를 통해 새로운 뉴스를 접하며, 뉴스마다 달려있는 댓글 읽는 재미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지역마다 정치인의 부도덕적 행동이 발생하면 댓글의 주된 반응은 ‘그 지역 농산물 불매운동을 하자’는 말들을 거침없이 해댄다. 농산물이 잘못을 할리도 없는데, 농민들만 애꿎게 지탄의 표적이 된다.

이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연 중 쉴 새 없이 일하며 기울어져가는 가계 걱정에 한숨만 늘어나고 있는데, 잘못을 저지른 정치인을 나무랄 것이지 왜 농민들 이마의 깊은 주름에 시름을 얹으려하는가 말이다.

국민여러분! 농수축산물을 비싸다고만 하지 말고 많이 애용해주시고, 정책과 정치의 잘못된 부분은 그 당사자들을 꾸짖어 주십시오. 농업인은 동네북이 아닙니다. 우리 농업인은 거짓을 하지 못하고, 진실하게 농사짓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농업을 살리는 데 힘을 보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해일 한농연충남도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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