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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 바우처’ 자화자찬의 그늘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대한민국 사회에서 양성평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농업·농촌에서도 뒤늦게나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여성농업인 바우처 제도의 지원 금액 및 인원, 연령, 사용 업종 등을 상향했다는 보도 자료를 쏟아냈다. 또 일부 군 단위 지자체들은 올해 가장 많은 인원이 여성농업인 바우처를 신청했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홍보에 열을 올렸다.

여성농업인 바우처는 상대적으로 도시에 비해 문화나 여가를 즐기기 어려운 농촌에 거주하는 여성농업인의 문화 및 여가 생활 향유를 위해 일정금액을 보조해주는 정책으로 여성농업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보수적인 농촌 사회에서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이 같은 조그마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농촌 현장에서는 지자체의 여성농업인 관련 정책이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변질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근 한 여성농업인에게 여성농업인 바우처 신청을 하라는 지자체의 안내 문자를 받고 신청을 했지만 결국 선정되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니 지자체의 여성농업인 바우처 관련 예산이 한정적인 까닭에 기존에 혜택을 받은 여성농업인은 제외되고 귀농 및 청년 여성농업인 우선으로 선정이 이뤄졌다고 한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남편이 농사 외에 다른 직업일 경우에 여성농업인 바우처를 신청할 수 없는 곳도 있었다. 이와 함께 선정 우선순위도 매년 바뀌는 지자체도 있었다. 한 지자체의 경우 2018년에는 1순위가 고령자, 2순위가 전년도 사용액이 많은 자 였는데 2019년에는 1순위가 신규 신청자였고 2순위가 연소자로 바뀌면서 여성농업인들이 바우처 신청에 있어서 혼선을 빚었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홍보의 경우 어떤 지자체는 적극적으로 여성농업인 바우처 제도를 홍보해 현장의 여성농업인들이 잘 활용하는 반면, 특정 지역의 경우 담당자가 여성농업인 바우처 제도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여성농업인들이 바우처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지자체 마다 재정이나 인구에 있어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여성농업인 바우처 선정 기준이나 예산이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여성농업인 바우처 제도가 여성농업인들의 보편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만들어졌다면 적어도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사람이 있어선 안 된다.

부디 내년에는 지자체들이 단순히 여성농업인 바우처 예산이 얼마나 증가했고, 관내 여성농업인 몇 명이 신청을 했다는 자화자찬식 홍보보다는 여성농업인 바우처 제도의 수혜 대상이 적절하게 선정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개선을 했는지에 대한 홍보가 이뤄지길 고대한다.

안형준 기자 전국사회부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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