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농협물류, 지입차량기사 81명
노조 가입 빌미 전원 계약해지
안성농식품물류센터도 폐쇄

배차담당 ‘갑질’이 도화선
가락시장서 농산물 조달 폭로도
산지 농산물 출하 차질 불가피


농협중앙회의 계열사인 농협물류가 지입차량 기사들이 화물연대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후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폐쇄하면서 이어지고 있는 농협물류 사태가 장기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상당수의 배송기사들과 재계약을 맺지 않으면서 배송인력과 차량이 줄어들면서 각종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에서 작업이 이뤄져야할 농산물 소분·배송작업도 안성 모처 물류센터에 이어 평택 모처 물류센터 등으로 옮겨지면서 차질이 이어지고 상황이다. 출하길이 여의치 않아진 농민들은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22일 농협하나로마트 평택물류센터 앞에서 목에 쇠사슬을 감은 채 도로 바닥에 드러누운 채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농협물류 해고 지입차량 기사들. 지난 3월 31일 농협물류와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이들은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에서부터 자리를 옮겨 가며 20여일 넘게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화물연대 가입을 하지 말 것을 확약해야만 운송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농협물류 측의 확약서가 주요했다. 농협물류가 재계약과 함께 요구한 확약서에 따르면 ‘계약기간 및 연장계약기간동안 운송관련단체 등에 가입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운송거부 및 단체행동 등으로 농협물류에 손해를 끼치지 않을 것’에 동의하도록 돼 있다.

이를 거부한 지입차량 기사들은 지난달 31일 재계약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에 맞춰 출근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의 문은 이들 81명에 대해서는 열리지 않았다고. 한 지입차량 기사는 “우리가 파업을 해서 직장을 폐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직장문을 닫은 것은 농협안성농식물류센터”라고 주장했다. 그는 “농협물류도 사전에 소분작업과 물류 공백에 대한 대책도 없이 해고와 문을 닫다보니 처음에는 냉장시설도 안된 안성 모처의 물류시설에서 작업을 했고, 이어 평택에 이어 현재는 다른 곳으로 작업장을 옮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화물연대 가입 이유가 안성시 미양면에 위치한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에서 이뤄진 배차담당의 갑질 때문이라는 주장에 더해 산지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소분작업을 해서 각 지역 하나로마트에 납품해 ‘팔아주는 농협을 구현하겠다’며 세운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가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을 조달해 왔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납품을 위해 물류센터를 찾은 생산현지 출하차량을 파손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문제는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 충북 옥천지역 한 농가는 “현지에서 납품을 하려고 올라갔는데 차량을 파손하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농협물류와 운송기사간의 싸움도 싸움이지만 농산물은 받아줘야 할 것 아니냐?”고 했고, 청주지역 한 농민도 “신선도를 유지해야 할 농산물인데 산지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한편, 농협물류 관계자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에서 작업을 할 수 없어 작업장을 옮기게 된 것이며, 이로 인한 피해는 물론 납품처마저 줄어드는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배차 문제도 형평성을 고려하기 위해 방식을 바꾸기로 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 주장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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