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농정 협동조합
“쉬지 않고 일했더니 돌아온 건 계약해지”농협물류 갈등 장기화

[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 김철회 씨가 운송거리를 기록한 핸드폰과 운송차량의 등록일과 운행거리. 같은 곳에서 일한 운송기사의 차량 판매 안내문. 2017년 7월 등록한 김철회 씨의 차량은 20만km를, 2014년에 출고한 또 다른 차량은 15만km를 운행한 것으로 돼 있다.

한 달 중 20일이 넘게
500km 이상 장거리 운송
배차문제 ‘갑질’ 도마위

납품 후 물류센터 복귀해야
운송비 지급 문제도 논란

지난달 임금 지급도 미뤄


해고된 후 20일이 넘게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해고 지입차량 기사들은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데 대해 배차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배차담당자의 ‘갑질’ 주장이다. 어떤 일이 벌어졌기에 배차문제가 사업장 폐쇄로까지 이어졌을까? 또 농협물류 관계자의 말은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

농협물류 지입기사가 된 지 2년여가 돼 간다는 김철회 씨가 1~2월 핸드폰에 기록해 놓은 운송기록에는 500km이상을 주행한 날이 1월 한 달 동안 22일, 2월 한 달 동안은 21일이나 됐다. 한 달 26일을 일하는 중 대부분을 가장 먼 거리로 배차를 받은 것. 김철회 씨는 농협물류 소속 지입차량 기사로 이번 화물연대 가입 후 화물연대 안성분회 부분회장이 됐다.

김 씨는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에는 3개 운송반이 운영되는데 그중 한 개 반이 경기북부와 강원권, 충북 등지를 맡고 있고, 여기에 소속돼 일을 했다”면서 “운송반에 30명이 넘는 기사가 있는데 어떤 사람은 차를 뽑은 지 5년 가까이 되도록 15만km를 운행한 반면, 저 같은 경우는 차를 뽑은 지 1년 반여만에 20만km를 주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거리를 가면 수당을 많이 받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번 계약에서부터 초장거리 수당에 500km구간과 600km구간이 신설되긴 했지만, 이전에는 400km까지만 초장거리 수당이 있었다”면서 “500km 600km를 간다고 해서 수당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었고, 이를 배차과정에서 악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차거리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공차거리란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출발해 제품을 납품한 후 안성농식품물류센터로 돌아오지 않고 집으로 귀가하는 경우 해당거리를 실제 운행한 거리에서 제외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집이 원주인 기사가 안성을 출발해 원주를 거쳐 강릉에 납품을 하게 되면 안성으로 돌아오는 길에 원주를 거치기 때문에 원주 집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새벽 2시 안성으로 출근하더라도 공차거리가 발생하지 않지만 원주를 거치기 않는 배송지를 배정받을 경우 배송 후 안성으로 돌아오지 않고 원주의 집으로 가게 되면 배송지에서부터 원주까지의 거리를 공차거리로 구분해 운송비가 지급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한 해직 기사는 “지난 달 공차가리가 1200km나 나왔고 1리터에 5~6km 정도의 연비가 나오는데 이로 인해 한 달에 30만원 가까운 유류비를 자부담해야 했다”면서 “결국 납품을 마치고 안성물류센터로 복귀하라는 것인데 새벽 2시에 출근해서 장거리 운송을 하고 나면 쉬도록 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농협물류는 또 지난 22일 현재까지 3월 임금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류대와 고속도로 통행료 등을 기사가 선결제 한 후 급여와 함께 정산을 받는데 급여일이던 지난 15일이 지난 후에도 정산해주지 않고 있는 것. 장거리를 많이 다닌 김철회 씨의 3월 급여명세서에 따르면 한 달 동안 지불한 유류비와 통행료가 250만원이 넘는다.

농협물류는 이들을 대상으로 근거 없는 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문자는 농협물류 마트사업부장 명의로 발송된 것으로 ‘교육 참석 후에는 핸드폰이 압수되어 외부 연락도 끊기고 집에도 가실 수 없으며, 돌아올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면서 ‘마지막으로 여러 분들께 길을 열어드리겠다. 계약체결 의사가 있으신 분들은 빠른 시간 내에 센터장에게 연락 달라’는 게 주 내용. 문자가 발송된 시점은 이들이 화물연대에 가입한 후 지난 달 31일, 4시간가량 교육을 받고 있던 시점이다.

농협물류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진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추천뉴스
살처분 당일 시세로 보상금 지급 ‘양돈농가 운다’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소비 위축에 돼지가격 폭락방역...
국유림 내 풍력발전사업 허용 도마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RPC 벼 매입현장] “2등급 이하 허다”…수확기 잇단 태풍에 벼 품질 뚝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
[제15회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경영인대회] “제주농업 최악의 해 함께 극복…희망 있는 미래 만들어 나가자”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
[농업·농촌의 미래, 우리는 청년여성농업인] “행복해지기 위해 선택한 귀농, 후회 없어” ...
멧돼지 관리 소홀·잔반 급여 뒷북 금지가 화 키웠다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난 9월 ...
[긴급점검/무 산지는 지금] 작황 부진에 출하량 감소···11월 초까지 가격 높을 듯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
[11월 1일은 막걸리의 날] “궁중서 쓰던 전통누룩으로 나만의 술 빚어” [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
[2019 국정감사/제주특별자치도] “가축분뇨 유출사고 발생 빈번···공공처리 비율 10%도 안돼”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
이낙연 총리, 울진 ‘미탁’ 복구 현장 방문 [한국농어민신문 조성제 기자] 이낙연 국무총...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