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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시장 형성 가격, 생산자 납득할 수 있는 수준 돼야”도매시장 활성화 방안 토론회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 한국식품유통학회는 지난 19일 ‘농산물 도매시장 활성화 방안과 과제’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공공성·공익성 제고 시급
생산자 재생산 가능하도록
가격 발견기능 강화 주문도


일본의 도매시장법 개정을 두고 국내 도매시장 정책은 공공성과 공익성에 더욱 방점이 찍혀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도매시장을 통해 생산자, 즉 출하자들이 재생산을 할 수 있는 가격 발견의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이 같은 의견과 주문은 한국식품유통학회가 지난 19일 ‘농산물 도매시장 활성화 방안과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일본 내에서도 우려하는 도매시장법 개정=일본 정부는 현행 도매시장법 법률 조항을 81개 조문에서 19개 조문으로 줄이는 대대적인 법 개정을 추진했다. 현행 일본의 도매시장법에서는 도매시장 개설자는 농림수산대신(우리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나 도도부현지사(우리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돼 있다. 또한 중앙도매시장에 한해서는 개설 자격을 지방공공단체(우리 지자체)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법에서는 중앙도매시장도 민간이 개설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개설구역 조항도 삭제했다. 현행 법에는 지방공공단체는 농림수산대신의 인가를 받아 개설구역 내에서 중앙도매시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개정 법의 적용을 받으면 지자체가 개설자가 되는 법적 근거가 소멸되는 셈이다. 또한 개설자들이 업무규정을 만들 때 공통규정 사항인 수탁거부 금지나 기타규정으로 정해 놓은 제3자 판매의 금지, 직접집하의 금지, 자기매수 금지 등이 공통사항이 아닌 업무규정에 이유만 명기하면 개설자가 알아서 할 수 있도록 된다.

이처럼 민간기업도 중앙도매시장 개설이 가능하게 되면서 일본 내에서는 시장사용료 인상과 민간기업의 도매시장 이용의 과점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후지시마 히로지 도쿄 세이에이대학 식품학과 교수는 “민간으로 개설자가 바뀌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도매시장을 운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민간 계열사를 시장으로 진입시켜 도매시장이 이들의 물류센터로 운영되는 등 과점화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현행 법에는) 도매시장을 계획적으로 정비하는 장치가 있었다. 예를 들어 중앙도매시장은 농림수산성이, 지방도매시장은 도도부현이 (도매시장 정비계획을) 하도록 법에서 규정했다”며 “그런데 이 내용이 폐지됐다.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매시장별로 알아서 하라는 것이고 정부가 도와주고 책임지는 것은 없어지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호소카와 마사시 도매시장정책연구소 교수는 “(이번 법 개정은) 민간 자본을 끌어 들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개설자 입장에서는 임대수익만 남는다면 어떤 시설도 설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영도매시장 존재 가치 찾아야=일본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도매시장 정책은 공공성과 공익성을 추구하는 데에 정부 정책의 방향이 명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도매시장이 국내 농산물 유통의 핵심 경로인 점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산자들이 재생산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 발견 기능의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동혁 한국식품유통연구원장은 “(생산자들의) 안정적인 출하처 제공과 확보가 도매시장의 설립 목적과 필요성이다. 특히 약자인 농가의 판로를 위한 최후의 보루가 도매시장인 만큼 여기에 목적을 두고 충실히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신욱 경상대학교 교수는 “(도매시장이) 농민은 보호받고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돼야 한다”며 “이는 농민 보호만 강조하면 소비자들로부터 시장의 불신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의미에서다”고 보충했다.

안재경 농협중앙회 원예사업부 푸드플랜국장은 “우리나라 농업구조에서 재생산이 가능한 가격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더 좋은 농산물이 도매시장으로 가야한다”면서도 “높아지는 상품화 비용이 과연 도매시장에서 가격으로 발견이 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후지시마 교수는 “도매시장이 공공성과 공익성을 높여야 하는 시장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도매시장의 공공성과 공익성은 생산자는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공급하고, 소비자는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도매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은 생산자가 재생산이 가능하고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가격을 어떻게 형성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은 갈등이나 경쟁 구도가 아니다. 서로 상생하는 구조로 만들어 가야하고 이것이 숙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민호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은 “정부의 도매시장 정책은 단순히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전제로 한 효율성 추구에 있다”며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모두가 사회공헌 역할에 더 힘써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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