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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야, 해법도 셈법도 제각각···공익형 직불제 ‘좌초 될라’직불제 개편 논의 공전

[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이 수확기 쌀값과 직불제 개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조생종 벼를 재배하는 농지는 이미 무논정지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1월 결정됐어야 할 새로운 쌀 목표가격이 4월이 지나는 현재까지도 오리무중인 가운데 ‘새로운 목표가격 설정과 농업직불제 개편을 함께 하자’는 여당과 ‘별도로 분리해 논의하자’는 야당 간의 여전한 의견 대립, 개편 직불제 예산규모를 둘러싸고 부족해 보이는 당·정·청 간의 조정력, 정부와 여·야 및 농민단체 간의 의견 불일치가 겹치면서 복잡한 양상이다. 또 농업직불제 개편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논의를 진척시키기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직불제 개편이 쌀변동직불제 폐지를 전제로 하고 있어 이후 산지쌀값이 어느 선에서 형성될 것인지가 중요한 상황에서 ‘전년에 비해 쌀 소비량은 줄고 재고량이 늘어나 산지쌀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전망에 더해 수확기 쌀값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 실적도 저조하기 때문이다. 올 수확기 산지쌀값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쌀변동직불제의 유지 필요성이 부각되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농정공약이었던 공익형직불제로의 전환 논의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6월부터 개정안 나와
현재 6건 국회서 표류

쌀 목표가격에 물가 반영 두고
‘직불제-목표가격 연계 처리’
여당 입장에 야·농민단체 반발

변동직불제 폐지 ‘뜨거운 감자’
논의 진전없이 쌀값 하락 우려
“열악한 농가소득 보완 뒷전
예산에 맞춰 제도 만드나”



#목표가격·직불제 개편

쌀 목표가격과 농업직불제를 규정하고 있는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이하 농업소득법) 일부개정법률안’은 4월 12일 현재 국회에 15건이 계류 중이다. 이중 쌀 목표가격과 농업직불제 개편을 골자로 한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6건이다. 쌀목표가격과 관련된 건이 4건이고, 나머지 2건은 농업직불제 개편을 골자로 하고 있다.

쌀목표가격과 농업직불제 개편과 관련된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된 건 지난해 6월부터다. 6월 28일 윤소하 정의당(비례) 의원이 목표가격 기준무게를 10kg로 고치고 2만7875원(80kg 환산 22만3000원)으로 정하는 내용의 농업소득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어 8월 24일에는 김종회 민주평화당(김제·부안) 의원이 80kg당 24만5000원의 목표가격 안을, 이어 11월 8일에는 김현권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이 80kg당 19만6000원을 목표가격으로 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11월 12일에는 황주홍 민주평화당(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이 기준무게를 1kg로 전환하고 kg당 3065원(80kg 환산 24만5200원)을 목표가격으로 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어 11월 15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천안을) 의원이 △고정·변동·조건불리직불 통합 △지급대상 면적이 적을수록 높은 단가 적용 △재정규모 1조8000억원 이상 △2020년부터 통합된 직불 지급 △쌀변동직불금은 2019년산까지만 적용한다는 내용의 직불제 개편을 골자로 한 농업소득법 개정안을, 올 1월 16일에는 민주평화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주현 바른미래당(비례) 의원이 △1ha까지는 200만원 쌀고정직불금 지원 △1ha이상은 100만원 쌀고정직불금 지원한다는 직불제 개편 내용을 골자로 한 농업소득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황이다.

가장 최근으로 지난 1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에서는 의견차로 상임위 차원에서의 결정이 어렵게 된 쌀 목표가격에 대해서는 각 당 지도부에서 논의한 후 논의된 안을 가지고 결정하기로, 직불제 개편은 박완주 의원 안과 박주현 의원 안을 통합해 추후 심의하기로 했다.
 


#왜 이렇게 꼬였나?

시작은 물가변동률을 반영한 목표가격 설정을 골자로 한 농업소득법 개정안이 1년이 넘는 기간동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부터다. 2017년 9월 소관 상임위인 농해수위를 통과한 해당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제2소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지금까지 개정되지 못했다.

당시 정부는 물가변동률이 반영된 새로운 목표가격을 제출하겠다면서 새로운 목표가격 제출을 미뤘었다. 하지만 정작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고, 지난해 11월에서야 ‘국회에서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 반영과 직불제 개편 논의를 병행해 달라’는 요청사항을 덧붙여 현행 법령에 따라 산출된 80kg 기준 18만8192원을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목표가격 결정은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같은 달 8일 당정협의를 개최하고 새로운 목표가격을 19만6000원으로 인상하는 안과 직불제 개편안을 포함한 농업소득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의원 명의로 발의하기로 결정했다. 19만6000원은 이전 야당 의원들이 농업소득법 개정법률안을 통해 발의했거나 이후 곧바로 발의한 22만3000원~24만5200원(80kg 기준)과 큰 차이를 보였다.

당정이 정한 직불제 개편안의 골자는 △소규모 농가에는 경영 규모에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고 그 이상의 농가에 대해서는 경영규모에 따라 역진적인 단가를 적용해 소득 재분배 기능을 강화 △쌀 직불제와 밭 직불제를 통합해 논농업과 밭농업에 대해 모든 작물을 대상으로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내용 등이었다.

특히 새 목표가격에 대한 반발도 반발이지만 직불제 개편일정까지 제시하면서 이를 골자로 한 농업소득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하자 농민단체는 물론 야당의 반발이 거셌다. 당시 당정은 직불제 개편 기본방향은 국회·정부 차원의 다양한 논의를 거쳐 연말까지 확정하고, 올해 관련 법률을 개정해 2020년에 개편된 직불제를 시행하기로 했었다. 당정의 결정대로라면 직불제 개편 기본방향을 논의할 수 있는 기간은 채 2달이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어 11월 15일 박완주 의원의 대표발의로 △고정·변동·조건불리직불 통합 △지급대상 면적이 적을수록 높은 단가 적용 △재정규모 1조8000억원 이상 △2020년부터 통합된 직불 지급 △2019년산까지만 쌀변동직불금 적용을 골자로 한 농업소득법 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이후 현재까지 새로운 목표가격과 직불제 개편을 함께 논의하자는 여당과 분리해서 논의하자는 야당의 입장이 맞서면서 한 발짝도 못나가고 있고, 이에 따라 4월에 들어선 상황에서도 목표가격에 대한 논의는 각 당 지도부의 논의 과제로, 직불제 개편은 다음 법안소위에서 논의하기로 한 상황이다.


#핵심은 예산

이처럼 새로운 목표가격과 직불제 개편 논의가 국회에서 공전하는 이유로는 정쟁도 문제지만 핵심은 예산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로운 목표가격을 19만6000원으로 하자는 내용으로 김현권 의원이 대표 발의한 농업소득법 개정법률안의 개정이유는 표면적으로 목표가격을 높여 놓을 경우 생산과잉이 유발되고, 이로 인해 농가수취금액이 증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음 목표가격 역시 이전과 유사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목표가격 상승→재배면적 증가→쌀 과잉생산→쌀값 하락→농가수취가격 정체’로 이어지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주일 후인 11월 15일, 같은 당 박완주 의원이 발의한 농업소득법 개정안에서는 쌀변동직불금을 2019년산까지만 적용하고 직불제를 개편해 목표가격과 연관된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완주 의원 안대로 농업소득법이 개정될 경우 2018년산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목표가격은 2021년에는 무용지물이 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던 2013년, 당론으로 쌀목표가격을 21만7000원으로 정하고 농업소득법 개정안을 발의했었다. 이유는 생산비 상승과 물가인상률 반영, 그리고 최소한의 농민소득을 보장하자는 이유에서였었다.

이 같은 논의 진행상황을 바라보는 농민·생산자단체 관계자들은 “결국 예산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재정당국은 기존에 집행됐던 농업직불금 규모 수준의 예산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입장에서 보는 목표가격은 높여 놓으면 돈이 많이 든다는 것 아니겠냐”면서 “예산에 맞춰 직불제를 개편하는 것은 신발에 발을 맞추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논의 길어지고 쌀값 떨어지면

문제는 이처럼 논의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쌀값마저 떨어지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의 농정공약 핵심과제인 공익형 직불제로의 전환논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농정공약을 수행해야 할 농림축산식품부도 이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직불제 개편이 앞으로의 산지쌀값 형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우려의 핵심이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산지쌀값이 전년동기 대비 늘어난 재고량으로 인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할 것이라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후 5만5000ha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수확기 생산량 과잉에 따른 신곡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변동직불제의 유지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라는 것. 직불제 개편의 주요 내용이 변동직불제의 폐지라는 점에서 논의 진척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 생산량 과잉으로 인해 올 수확기 산지쌀값이 하락하지 않도록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 목표달성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쌀값이 떨어질 경우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는데 농민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고,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폐지를 강행할 수 있겠느냐”며 “목표가격 설정과 농업직불제 개편이 열악한 농가소득을 보완하는 관점에서 분석되고 논의돼야 하는데 현재의 논의 상황을 보면 예산에 맞추려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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