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바이어 103개사 참여…수출계약 실적 1300만 달러 ‘역대 최대’

[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 지난 4월 10일 힐튼 홍차오 호텔에서 열린 수출상담회에서 바이어들이 행사장에 전시된 한국 농식품을 살펴보고 있다.
▲ ㈜푸드케어 박종호 이사(왼쪽)와 진천연국제무역(북경)유한공사 다이펑 대표가 2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19 상해 K-Food Fair(케이푸드 페어)’가 역대 최고의 수출계약 실적을 달성하는 등 성황리에 개최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한국 수출업체 48개사와 중화권 바이어 103개사가 참가, 약 1300만 달러의 수출계약 및 거래의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국에서 열린 ‘K-Food Fair’ 행사 중 역대 최고 실적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4월 11일)과 연계, 한·중 우호관계 증진에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총 2회에 걸쳐 ‘2019 상해 K-Food Fair’ 현장을 소개한다.


|역대 최고 수출계약 실적 달성
우리 수출업체 48곳, 평균 15건 씩 ‘열띤 상담’

맛 좋고 가격 저렴 ‘샤인머스켓’
바이어 문의 잇따라 인기 실감
복숭아·청포도 맛 ‘캔 막걸리’
14만 달러 수출 MOU 체결도


힐튼 홍차오 호텔에서 4월 9~10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수출상담회(B2B)에는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화권 바이어 103개사가 참여해 한국 농식품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 수출업체 48개사는 다양한 스낵류와 영유아식품, 인삼제품, 과일맛 막걸리, 버섯가공식품 등을 선보였고, 평균 15건이 넘는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이번 수출상담회는 약 1300만 달러의 현장 수출계약 및 거래의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이번 상담회에서 샤인머스켓 수출을 타진한 ㈜에버굿 김나정 차장은 “수출상담이 예정된 바이어 외에도 많은 바이어들이 추가 문의를 해오는 등 중화권에서 샤인머스켓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한국산 샤인머스켓의 경우 일본산보다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 관심을 많이 받았다. 6월경 샤인머스켓이 수확되면 이번에 상담을 진행한 바이어들과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순당 중국법인 박재영 본부장도 이번 수출상담회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막걸리의 누룩향을 낯설어 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복숭아와 청포도 맛이 함유된 캔 형태의 막걸리 제품을 개발했다”며 “편의점이나 온라인 시장 공략을 위해 기존 페트병이 아닌 캔 형태로 막걸리 제품을 개발했는데, 이번 K-Food Fair에서 14만 달러 규모의 수출 양해각서가 체결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성국 aT 상해지사장은 “이번 수출상담회에 참가한 바이어들은 대부분 규모가 큰 빅바이어들이고, 한국 수출업체들도 고품질의 제품을 선보여 상담회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며 “특히 바이어들이 관심있는 수출업체들과 1:1 매칭을 통해 수출상담을 맞춤형으로 진행했고, 동시에 중국시장 전문가들의 현장컨설팅이 이뤄져 더 큰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중국의 한 왕홍(인터넷 스타)이 ‘K-Food Fair’ 행사장을 찾아 생중계를 하기도 했다.


|두 자녀 정책으로 관심 커져
"이유식·스낵류 등 한국 영유아식품 인기" 

6~9개월 유아 대상 제품 부족
죽 형태의 이유식 수출 성공
애들에 면류 많이 먹이는 중국
관련 제품 개발하면 도움 될 것


‘2019 상해 K-Food Fair’에서는 한국의 영유아식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푸드케어와 이유식 수출 의향서를 체결한 진천연국제무역(북경)유한공사 다이펑 대표는 “평소 한국의 영유아식품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상담회를 통해 푸드케어 이유식을 수입할 예정”이라며 “현재 중국 영유아시장을 보면 6~9개월 유아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 부족한데, 푸드케어 이유식은 죽형태의 제품으로 현재 중국시장에 없는 제품이라서 수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다이펑 대표는 “한국 영유아식품은 쌀과자 등은 많지만, 면류 제품이 적은 편”이라며 “중국에선 애들에게 면류를 많이 먹이기 때문에, 면류 제품 개발을 늘리면 중국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국 현지 수입바이어로 이번 상담회에 참가한 ㈜청해랑 김정기 대표도 한국의 영유아식품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한국 수출업체인 ㈜데어리젠과 치즈스틱 제품에 대한 수출 의향서를 체결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중국에서 간식용 크래미 제품이 히트를 쳤는데, 점점 건강식을 찾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치즈스틱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중국이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면서 영유아식품 시장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아직 중국에선 키즈카페가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차츰 생기고 있고, 이와 관련해 영유아식품에 대한 수요가 새롭게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양담터무역유한공사 양시아 영업팀장은 “수출상담회에서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스낵류 제품을 유심히 봤다”며 “사드 배치로 인한 반한 감정은 현재 많이 누그러진 상황으로, 한국산 식품에 대한 선호가 있는 만큼 ‘뽀로로 음료수’ 같은 영유아 제품이 많이 개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한국 수출업체 관계자들이 중국 시장 이해제고 세미나를 경청하고 있다.


|중국시장 이해 제고 세미나
"변호사 갖춘 기업형 식파라치 주의해야"

법률지식 바탕 제품 약점 파악
식품안전표준에 안맞는 식품
대량 구매 후 거액 배상 요구
구입가의 10배까지 물어내기도


본격적인 수출상담회에 앞서 행사 첫 날인 9일 오전에는 한국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한 ‘중국시장 이해제고 세미나’가 열렸다. 중국의 비관세장벽(TBT) 대응과 상표 리스크 관리 등 중국시장 진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내용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특히 한국화합융합시험연구원(KTR) 가기경 중국 상해지원장의 중국의 비관세장벽(TBT) 대응 발표가 주목을 받았다. 가기경 지원장은 중국의 비관세장벽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aT현지화지원사업’ 등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중국 정부기관의 관리감독이 강화되고 있고, 민간의 감시활동까지 확대되면서 합법적 절차 및 규정 준수(재품성분)에 대한 사전점검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실제로 2016년부터 한·중 표준차이로 인해 위생불합격이 급증했고, 이외에도 미생물 오염과 라벨링 등으로 인해 통관검사에서 부적합 통보를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중국 현지의 식(食)파라치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기경 지원장은 “중국에서 민간 감시활동이 강화되고 있는데, 중국의 식파라치는 변호사까지 있는 기업형”이라며 “식품 첨가물이나 성분에 대해 전문 법률지식을 바탕으로 특정제품의 약점을 파악하고, 대량구매 후 막대한 배상을 요구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가기경 지원장에 따르면 중국 내 3000여명의 전문 식파라치가 활동 중이며, 식품안전표준 미부합 식품을 생산·판매 시 구입가 영수증의 10배까지 청구 가능한 법률을 악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 한 대기업의 과제를 대량 구입 후 부적절한 첨가제 사용을 신고해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가기경 지원장은 “2018년 10월부터 ‘수출입 포장식품 라벨검사 감독관리 규정’이 개정되면서 법률 위반에 따른 처벌도 강화됐고, 라벨링 수정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다”며 “중국 수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예측불가한 상황이 많다. 제품사전 검토부터 중문 라벨링 제작, 식품성분검사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aT현지화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상해=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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