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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여건에 맞는 사회적경제 정책을 만들자

[한국농어민신문]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

도시 중심의 정책 전달체계 탓
농촌지역 사회적기업 소외 불가피
시군 단위 지원센터 설립 검토를


현 정부는 사회적 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공기업과 공단 등 공공기관은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협동조합의 물품을 일정 정도 이상 의무적이다시피 조달하도록 평가지표에 넣을 정도로 적극적인 정책활동을 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에도 각 구역마다 ‘마을관리협동조합’을 만들도록 세부정책을 개발하고 있고, 보건복지 영역에서도 ‘커뮤니티 케어’라는 지역사회공동체가 복지와 사회서비스를 책임질 수 있도록 정책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농업·농촌에서 사회적 경제와 관련된 새로운 정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잘 들려오지 않는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여성복지과에서 작년부터 ‘사회적 농업’이란 새로운 정책을 만들었지만, 매년 10개소 이내에서 지정하는 것에 불과하다.

작년 초년도 사업에 8개소를 선정하는 데 70여개소 이상이 신청한 것을 볼 때 농업농촌 민간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열망은 높은 데 반해, 실제 농업농촌 관련 정책이 입안되고 집행되는 수준은 상당히 뒤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유럽에서 일반화된 복지사업과 농업활동의 연계가 취약한 상황이라 본격적인 사회적 농업 정책이 실행되고 민간의 모범사례가 만들어지기까지는 한 세월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여 답답하다.

농촌 지역에도 여러가지 사회적 경제 지원 정책에 따라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 기업이 선정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정책 전달 체계가 대부분 도시 지역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 진 것이라 농촌의 사회적 기업과 마을 기업, 협동조합들은 본의 아니게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을 도 단위 차원에서 지원하는 통합중간지원기관은 대부분 도청소재지에 있다. 춘천에서 태백까지 가려면 자동차로 가도 3시간이 걸린다. 농촌지역 개별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을 기대하기란 요원하다.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경북 경산시에 있는 통합지원기관이 영주까지 가는 데에는 2시간 이상 걸리고, 충북 청주시에 있는 지원기관이 제천까지 가는 데에도 한나절이 걸린다.

개별적인 도의 문제가 아니라 농촌 지역이란 공간적 특징 때문에 도별 지원기관으로 할 수 있는 일의 한계가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농촌지역의 넓으면서도 인구밀도는 낮은 공간적 특징을 감안한 사회적 경제 정책의 전달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려는 사회적 경제 정책에서조차도 농촌은 소외당할 수밖에 없다.

구미 선진국에서 유명한 사회적 경제 지역은 대부분 농촌지역이다. 캐나다의 퀘벡, 프랑스의 릴, 스페인의 몬드라곤, 이탈리아의 트랜티노 등등, 농촌은 오히려 도시보다 사회적 경제가 더 적합한 공간이다.

사실 농업농촌 정책은 거의 대부분 사회적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농업협동조합은 물론, 영농조합법인은 유럽의 관점에서는 사회적 경제에 포함된다. 소농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경우 농민들은 협동하지 않으면 시장에 대응할 수 없고, 그런 의미에서 어떤 형태든 협동조합 조직에 두 개, 세 개 가입하고 있다.

또한 행정안전부의 마을공동체 사업, 농식품부의 농촌마을만들기 사업도 모두 사회적 경제의 전단계 활동이라는 점에서 볼 때 함께 묶어서 지원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시군마다 확대된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를 만들어, 농촌의 사회적 경제 기업을 육성하고, 이들이 30분 안에 자유롭게 다양한 지원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면 농촌이 오히려 사회적 경제의 새로운 발전소가 될 것이다. 2020년부터 농촌이 더 이상 사회적 경제 정책에서도 소외되지 않도록 빠르게 여론을 조성하고, 정책을 만들어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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