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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2030, 그들이 사는 법] 댓글 세상에서의 농어촌 혐오

[한국농어민신문]

이아나 청년농부·전남 구례

농어촌은 도시와 다른 부분이 꽤 많다. 그런데 새로운 유입자가 이 다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알려 주는 사람이 마을에는 잘 없다. 안내와 설명이 없으니 오해는 늘어만 가고, 이들의 부정적인 경험은 사람들 사이에 왜곡되어 전파되고 있었다.


“시골 살기 괜찮아? 뉴스나 댓글 보면 텃세가 장난 아니라던데.” 농촌 시골로 이사한 내가 서울 친구들에게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나는 이 질문을 안부를 묻는 인사말 정도로 여기고,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의 댓글들을 보면서 이 인사말을 다시 짚어 보게 됐다.

나는 인터넷으로 뉴스를 볼 때, 댓글을 확인하지 않았다. 내용을 읽고, 내게 필요한 뉴스일 땐 스크랩을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댓글과 관련된 뉴스가 등장했다. 어떤 뉴스에 대한 댓글이 화제가 되어 재뉴스화 되는 것이다. ‘엄청난 댓글이 달린 기사’, ‘댓글 전쟁’, 심지어 ‘프로그램이나 조직을 활용한 댓글 조작과 여론 몰이’와 같은 뉴스들이 쏟아졌다. 대체 무슨 의견들이 오가길래 그런가 궁금해져 나도 댓글을 확인해 보기 시작했다. 그제야 알았다. 서울 친구들이 표현하던 ‘장난 아닌 시골 텃세’가 실제 농어촌 관련 뉴스에 넘쳐나는 댓글이란 사실을!

농어촌 관련 뉴스의 댓글 대부분은 부정적인, 심지어 혐오적인 내용이었다. 동의 할 수 있는 내용도 있지만, 이 지면에 그대로 옮기기에는 너무 민망하고 어이가 없는 표현들도 많았다. 농촌 마을로 들어와 산지 1년이 갓 지났으니 나는 아직 완전한 농어민도 아니다(못된다). 그렇지만 농어촌과 농어민에 대한 혐오적인 댓글들을 보고 있으니,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했다.

우리사회 인터넷 댓글문화는 자유로운 토론의 장(場)으로 긍정적 기능을 하기보다, 악의적으로 타인을 공격하고 비난을 위한 비판을 일삼는 부정적 측면이 더 많다. 그러니 농어촌 관련 뉴스에 혐오와 비난의 댓글이 달리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 댓글들이 농어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동안 농어촌 관련 뉴스의 댓글들을 모아 보기 시작했다.

농어촌과 관련된 비난성 댓글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우리나라 농어촌은 발전이 어려우니 정부가 더 이상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둘째, 농어촌으로 이주하려 해도 텃세, 부당한 금전 요구 등과 같은 문제들 탓에 힘들다. 셋째, 그런 문제들은 농어민들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시골 사람들 정(情) 많다는 건 옛 말이다. 외지인에게 별별 시비를 다 걸고, 텃세를 부린다. 부당한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 이런 비판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도시에서 농어촌으로 이주한 경험이 있거나,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 같았다. 농어촌으로 이주했다가 어려움을 겪은 도시민들이 이토록 많은 것일까?

정착 과정에서 불편함을 겪은 사람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농어촌은 도시와 다른 부분이 꽤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로운 유입자가 이 다른 부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알려 주는 사람이 마을에는 잘 없다. 안내와 설명이 없으니 오해는 늘어만 가고, 이들의 부정적인 경험은 사람들 사이에 왜곡되어 전파되고 있었다.

댓글들을 분석하다 보니 다른 질문이 떠올랐다. 왜 온통 농어촌과 농어민을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로만 도배가 될까? 답은 간단하다. 인터넷의 댓글은 주로 도시민에 의해 씌어 진다. 농어민은 댓글을 달기는커녕, 댓글을 확인하는 사람이 드물다. 노인층이 대부분인 농어촌 인구를 고려해 봐도 당연한 현실이다. 무엇보다 우리사회는 도시민 인구수가 절대다수다. 그렇다 보니 농어촌 관련 이슈에 농어민의 입장이 반영된 댓글은 거의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인터넷 댓글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시점에서 농어촌 뉴스에 대한 혐오성 댓글이 쌓이는 현상에 너무 심각할 필요는 없다. 모든 사람들이 농어촌을 비판적이고 문제적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거짓인줄 아는 사실도 반복적으로 여기저기에서 접하다 보면 진실처럼 착각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농어촌, 농어민에 대한 사회적 오해와 편견이 쌓여가는 것을 수수방관하고만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농어민들도 댓글로 응대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농어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매체들이 늘어나고, 오해가 쌓이지 않도록 설명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체험이나 관광을 통해 농어촌을 접한 도시민들이 농어촌의 폐해로 지적하는 점들이 있다(부당한 요금 청구, 부족한 서비스, 공무원들의 무심함 등).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농어민의 자성과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혐오의 시대라는 표현은 너무 씁쓸하다. 무엇보다 우리의 농어촌이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 정말 막고 싶다. 도시와 농어촌 사이에는 분명 다른 점들이 있다. 그 다름을 설명하고 개선하려 노력할 때, 혐오에 정복당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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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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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분에 2019-04-29 04:43:59

    돈믾이가지고 귀농하거나 친척이나 터주대감 지인 있으면 별문제 없이 잘 살아요 없는살림에 살아보겠다고 들어오면 텃세가 뭔지 제대루 알겠됩니다 진천군 초평으로는 돈 많거나 아는지인 없으면 안오는걸 추천해 드립니다.낚시하기에는 좋으니 낚시하러 놀러나 오세요 동네주민들이 자기일 아니면 별관심없으니 왔다가도 모릅니다..ㅎㅎ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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