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4월 들어 기준년도 변경
바닥이던 작년 가격 포함되자
1kg 1046원→880원으로 뚝

산지 폐기하며 가격지지 안간힘
평년보다 가격 높다 왜곡말아야



4월 들어 본격적인 양파 수확기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하필 이 시기에 양파 평년값이 뚝 떨어져 최근의 양파 시세가 높게 보이고 있다. 물가 감시 단체와 몇몇 언론 등에서 했던 그동안의 여러 정황상 자칫 현 수준보다 시세가 조금 더 올라서면 물가 인상 원인의 먹잇감이 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초 재배면적과 단수 증가의 영향으로 올해산 양파 시세가 크게 낮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산지에서의 시장 격리 속에 양파 시세는 우려보다는 나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4월 1~1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양파 1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1011원이었다. 그런데 이 시세가 며칠 만에 평년과 ‘비슷한’ 시세에서 평년보다 ‘높은’ 시세로 바뀌게 됐다.

지난달 31일까지 평년 4월의 양파 시세는 1046원이었다. 그러나 이달 1일이 되면서 평년 4월의 양파 시세는 880원으로 바뀌었다. 하루 만에 16%나 평년 시세가 하락한 것이다. 이는 4월 1일이 되면서 평년 4월 시세 기준이 2013~2017년에서 2014~2018년으로 조정됐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양파 시세가 가장 높았던 해는 2013년, 가장 낮았던 해는 2018년으로 평년 시세 기준에서 2013년이 빠지고 2018년이 들어가면서 생긴 현상이다. 양파 시세 흐름은 대부분 햇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4월 이후엔 4월 시세 흐름을 이어가 앞으로도 평년 시세는 달이 바뀌면서 계속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평년 가격이 낮아지면서 최근의 양파 시세가 높게 보이게 됐지만 현재의 평년 양파 가격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게 양파업계의 분석이기도 하다. 2014~2018년을 돌아보면 생산량 증가로 시세가 크게 낮았던 2018년을 포함해 2014년 국가적 아픔이 있었던 세월호 사고, 2015년 메르스 사태 등 큰 폭의 소비 침체기를 겪었던 해가 다수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낮아진 평년 시세는 올해산 양파 흐름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의 시세 흐름이 높은 수준이 아님에도 평년보다 높은 흐름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 수준보다 양파 시세가 조금만 더 올라서게 돼도 평년보다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도 보이게 만들 수 있다. 물가 인상의 주원인이 인상된 몇몇 농산물 품목으로 맞춰졌던 그동안의 물가 감시 단체와 언론 등의 전례를 보면 자칫 양파가 물가 인상의 주범으로 몰릴 수도 있는 것이다.

양파업계에서는 올해 양파 가격 상승을 너무 부각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평년 가격이 상당히 낮고, 올해 양파 재배면적 증가 속에 생산량도 늘 것으로 보이는데다 양파는 저장과 출하를 조절할 수 있는 품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양파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공식품이나 공산품 등의 타 부류는 가격이 후퇴하는 일이 거의 없어 평년 가격이 낮아지는 경우도 없는 반면 농산물은 해가 지나도 가격이 오히려 더 내려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올해 양파는 재배면적이 증가함에도 산지에서 폐기를 단행하며 가격과 소비 지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는 자제돼야 하고 실제 평년보다 가격이 높다고 해도 (올해 평년 가격은 낮게 책정돼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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