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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높은 영농기술이 뜬다 <2>농산업계 R&D“편의성은 높이고 생산비는 낮추고”…농심 사로잡기 분주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농촌에 농사지을 사람이 없다. 손에 쥐는 돈이 늘지 않으니 그나마 있는 농민마저 빠져나가고 있다. 새로 들어온 이들도 수익을 따져보고는 다시 농촌을 떠나기 일쑤다. 농업이 무너지면 농산업계도 무너진다. 손이 덜 가면서 생산비를 낮추는 ‘경제성’에 농산업계가 R&D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다. 팜한농의 ‘한번에측조’가 그렇고 국제종합기계의 정찰제 ‘트랙터’ 그렇고, 신젠타코리아의 ‘그로모어 프로그램’이 그렇다. 이런 제품을 농가가 선택하고 높은 만족도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농가와 농산업계의 상생에 기대를 걸어본다.
 

▲ 국제종합기계 ‘A5800’을 구입한 이정훈 씨. 귀농 10년만에 마련한 첫 트랙터라며 활짝 웃고 있다.

#국제종합기계‘A5800’ 
“초보 농사꾼에겐 반값 농기계가 딱”

축사 청소부터 밭 정지작업까지
합리적 가격·다양한 작업 ‘장점’


충북 청주시 가덕면 삼항리의 국전삼항길 옆 논에서 트랙터 모는 소리가 울렸다. 한창 로터리 작업 중인데 운전이 꽤 조심스럽다. 10여번을 왔다갔다하며 1시간의 농작업을 마친 한 사람. 그는 트랙터 문을 열고 “새 차가 좋긴 하네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다.

올해로 귀농한 지 10년째인 이정훈(53) 씨. 그는 10년만에 처음 트랙터를 구매했다. 이정훈 씨의 ‘내 생애 첫 트랙터’는 국제종합기계가 2019년 신제품으로 내놓은 ‘A5800’이다. 흑염소 농장을 운영하면서 논 약 1.65㏊(5000평)과 밭 약 6600㎡(2000평) 규모의 농사도 짓고 있는 이 씨에게 트랙터는 필수농기계다. 그러나 수천만원이란 가격부담 때문에 선뜻 트랙터에 손이 가지 않았다. 이 씨도 “고향은 이곳 삼항리지만 귀농을 하는 것이어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고, 초보 농사꾼으로서는 값비싼 농기계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그런 그가 올해 택한 ‘A5800’은 국제종합기계가 지난해부터 출시한 ‘경제형’ 농기계의 일환으로 일명 ‘반값농기계’다. 지난해 ‘A4800’(48마력)에 이어 올해 선보인 것이 ‘A5800’(58마력)이다. 이 씨는 “가격 때문에 중고농기계를 고민하다가 고장이 나서 반납하는 사례를 보면서 망설였다”면서 “2450만원이 싼 것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기능이 있고, 특히 양력이 2톤으로 대형작업기를 부착해도 부하가 적다는 장점을 따져보고 나서 ‘A5800’을 집에 들였다”고 말했다. 클러치 조작 없이 변속이 가능한 디클러치와 함께, 로더 조이스틱, 마우스형 PTO 조절버튼 등 고급기능을 기본사양으로 추가, 편의성을 강화했다. 경제형은 ‘깡통’이란 오해의 이미지를 벗긴 대목이다.

‘A5800’은 이정훈 씨처럼 다양한 작업을 원하는 소규모 농가에게 안성맞춤이다. ‘A5800’은 물이 잠겨있는 논의 수도작업은 물론 로더작업, 하우스작업, 과수원작업 등 다양한 작업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제종합기계는 ‘A5800’을 ‘다목적 만능 트랙터’로 부른다. “농사일에서 농기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마 70~80% 될텐데, 사람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이정훈 씨는 “축사에서 배변을 치우고 사일리지를 옮기고 원형롤러를 쓰고 논을 갈고 밭 정지작업을 하는 등의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가격과 함께 ‘A5800’이 눈에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씨는 경제형 트랙터를 통해 영농비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 씨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하고 흑염소도 키우다보니까 농기계가 꼭 필요한데 그동안엔 다른 농기계를 빌려서 이용해왔다”며 “1년에 농기계를 빌리는 데 들어간 비용이 수 백만원이었는데, 이 비용을 이젠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씨는 이번 ‘A5800’ 트랙터가 앞으로의 10년에 밝은 빛을 비춰줄 것이란 믿음을 내보였다. 좀 더 편하게, 또 좀 더 활동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구상에서다. “앞으로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 점에 뿌듯하다”는 이 씨는 “‘경제형’은 소규모 농가에게 트랙터의 선택권을 주는 의미가 더욱 크다”면서 “라인업을 다양화 해서 소규모 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팜한농 ‘한번에측조’ 
“부족한 인력에 생력화는 필수 이앙시 한 번 시비 양분 공급 충분”

▲ 오범석 씨가 생력화를 강조하면서 ‘한번에측조’를 들어보이고 있다.

“생력화 없인 농사짓기 힘들죠.”

충남 당진시 송산면에서 약 6.6㏊(2만평) 규모의 쌀농사를 짓고 있는 오범섭(68) 씨. 그는 ‘생력화’를 힘줘 말했다. 생력화란 ‘산업의 기계화·무인화를 촉진시켜 노동력을 줄임’을 의미하는데, 인력이 부족한 농촌에서 농사를 영위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바로 ‘생력화’라는 생각이다. “어떤 나라도 먹는 식량만큼은 완전히 포기할 수 없고, 그래서 농업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농민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오범섭 씨는 “지금은 농촌이 고령화돼서 농사 질도 떨어지고, 노동시간도 짧아지는데다 인력도 점점 줄고 있다”면서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농사를 지을 것인가’, 여기에 대한 답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생력화”라고 강조했다.

‘생력화’, 오범섭 씨가 팜한농의 ‘한번에측조’를 선택한 이유다. ‘한번에측조’는 질소·인산·칼리 입자를 100% 특수코팅 처리한 복합비료로, 작물 생육시기에 맞춰 필요한 만큼 양분이 공급되는 특성상 비료 시비는 이앙시 단 1회면 된다. 무엇보다 사용량이 기존 완효성 비료 대비 절반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약 3967㎡(1200평) 기준 시중 완효성 비료는 12포를 사용해야 하는 반면, ‘한번에측조’는 6포면 된다. 오 씨는 “‘한마지기에 한포’라는 얘기를 듣고 ‘두 포를 넣을 데에 한포만 넣으면 되고, 그럼 하는 일도 반으로 줄겠다’고 생각했다”며 “성분표를 꼼꼼히 살핀 다음 3년전에 2만평 논에 ‘한번에측조’를 뿌렸고, 이전과 비슷한 결과물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팜한농에 따르면 2017년 전국 164개 농가에서 전시포를 진행한 가운데 산물벼 수확량이 기존 완효성 비료를 사용한 대조구와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가루가 거의 없어 시비기 막힘현상이 적다는 점과 100% 코팅으로 양분누출에 따른 이끼 발생이 없다는 점도 오 씨가 밝힌 장점이다. 이 역시 불필요한 인력소모를 줄여주는 효과가 크다.

이처럼 오 씨가 ‘한번에측조’를 과감하게 살포할 수 있었던 데는 노동력을 최소화하면서 품질을 높이려는 그간의 노력과도 맞물린다. 3.3㎡(1평)당 40주의 밀도로 모를 심는 ‘소식재배’가 한 예인데, 오범섭 씨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80주까지 심는 것이 과하다고 판단했고, 그 때부터 모주 밀도를 줄이기 시작했다”며 “40주를 심으니 작업속도가 빨라짐은 당연하고, 모가 햇빛을 골고루 받으면서 힘차게 올라오니 수량은 큰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상품성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40주 소식재배에 ‘한번에측조’를 더한다면 영농활동이 보다 수월해질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변화’를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이제는 관행농법으론 자신만의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확신에서다. 오범섭 씨는 “영농환경이 계속해서 바뀌는데도 수십년전, 수년전의 농법만을 고집하는 것은 농민으로서 생명산업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을 잃는 것”이라며 “올해보다 내년을, 내년보다 내후년의 기대하려면 ‘변화’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한마지기에 한포’는 회사가 정한 하나의 기준일 뿐”이라며 “어느 쪽이 척박하고, 어느 쪽이 비옥한지를 구분해서 올해부터는 논마다 시비량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서 고품질 상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지 추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역시 오 씨가 말한 ‘변화’의 일부분이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전남농기원·신젠타 '그로모어 프로그램'
“1ha기준 15분, 약제 살포 뚝딱 노동력 줄이고 생산성은 높아져”

“일할 사람도 없는데, 생력화재배를 돕는 이런 농법을 개발해주니까 좋지요”, “농약사용량이 줄어드니까 환경에도 더 좋습니다.” 전남 강진군 신전면에서 ‘그로모어(GroMore) 프로그램’으로 벼농사를 짓는 강윤수(66) 씨와 김병선(59) 씨의 말이다.

‘그로모어 프로그램’은 전남도농업기술원과 신젠타코리아 등이 협력해 개발한 것이다. 전남도가 농촌의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 여성화 추세에 대응해 일손 절감, 농사비용 절감 등을 위한 벼 생력화재배 기술개발에 나섰고, 이 과정에 제조회사와 협력한 것. ‘그로모아 프로그램’은 1ha기준 15분이면 약제 살포를 완료하고, 노동력 및 본답방제횟수를 2회 이상 줄여서 10~40%의 경영비(약제비,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 노동력 절감 및 생산성 향상 효과,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전남북, 충북, 경남 등지로 확대되고 있는데, 2018년 기준 적용 면적이 약1만ha에 달한다.

‘그로모어 프로그램’은 쉽게 말해 이앙 1~3일을 앞두고 종합살충제, 종합살균제, 작물활성제를 섞어서 1회 모판관주처리로 생육후기까지 주요병해충을 방제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조기재배는 모판관주처리 1회로 수확기까지, 중만생종과 이모작후기재배는 모판관주처리와 출수기 1회 방제로 후기병해충까지 방제할 수 있다. “약효가 상토에 스며들어가 거의 100일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1번만 처리하면 병해충 방제는 이것으로 끝”이란 게 7만9200㎡(약2만4000평)의 논농사와 200두의 한우를 사육하는 강윤수 씨의 설명이다.

농사경력 40년이 넘는 강윤수 씨에게 더운 여름철, 약대를 둘러메고 방제작업을 하는 것이 무척 고된 일이었다. 한낮을 피하고, 이곳저곳의 포장으로 이동하다보면 1회 살포에 3일은 걸린다. “소를 키우기 때문에 일손이 늘 부족하고, 나이가 들면서 방제작업에 힘이 부쳤다”는 그는 5년 전에 ‘하나로농약사’ 윤재안 사장의 권유로 ‘그로모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단다. “당시에 벼멸구 피해가 심했는데, 안정적 재배법을 찾다가 ‘그로모어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는 강씨는 “1ha에 우선 해보고, 효과가 뛰어나 4년 전부터 이렇게 벼농사를 짓는다”고 말한다.

‘그로모어 프로그램’은 병해충을 종합 예방하는 개념이라서 방제횟수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윤재안 사장은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에 적합한 농사방법”이라면서 “다만, 중만생종은 본답 생육기간이 120일 가까이라서 생육후기에 예상치 못한 돌발병해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1회 더 방제하는 게 안정적 수량 확보에 유리하다”고 덧붙인다.

이삭수, 분얼수가 많아서 생산량도 늘어난다. ‘그로모어 프로그램’의 핵심인 ‘미네토스타’는 초기저온성 해충인 애멸구, 벼물바구미, 후기해충인 이화명나방, 혹명나방, 벼멸구까지 예방한다. 또, 작물활성제인 ‘참비’는 저온기 육묘 시 환경스트레스를 줄이고, 뿌리생장 및 매트 형성을 촉진하고, 이앙 후 빠른 뿌리 활착과 유효분얼 증가, 출수전후 수정을 증진시킨다. 김병선 씨는 “관행과 비교할 때 뿌리가 튼튼해 병해충에 강하고 미질도 좋아지면서 수확량도 10~20%는 늘어난다”며 만족해한다. 그러면서 강씨와 김씨는 “생산비는 줄이면서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법을 좀 더 다양하게 개발, 보급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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