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정부 축산정책서 사슴 소외
뉴질랜드와 FTA로 사육두수 ‘뚝’
존립 기반도 위협…대책 마련을


“정부에 대해 사슴산업 육성 대책을 촉구하고 사슴농가들을 짓밟고 있는 수입 녹용 업체들과의 전쟁도 불사하겠습니다.”

제21대 한국사슴협회장에 취임한 정환대 오산사슴농장 대표는 정부 축산정책에서 사슴이 소외되면서 존립 기반도 위협받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1985년부터 양록인의 길을 걷고 있는 정환대 회장은 한농연 곡성군연합회장을 비롯해 곡성군의원과 제8ㆍ9대 전라남도의원으로 활동하며 농업인 권익 증진에 힘써왔다.

정 회장은 사슴산업이 더 이상 후퇴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FTA로 인해 뉴질랜드산 등 수입산 녹용이 국내로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녹용이 약재와 건강보조식품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산 녹용이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라며 상황 타계의 필요성을 밝혔다.

실제 지난 10년간 사슴산업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사슴협회에 따르면 2007년도 사육두수는 9만7856마리였지만 2017년 기준 2만8873마리로 줄었다. 농가 수 역시 2007년 7937호에서 2017년에는 2210호로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다. 특히 2015년 12월 뉴질랜드와 체결한 FTA가 발효된 이후 사슴 사육농가와 사육두수가는 급격히 감소하며 사슴산업에 직격탄이 됐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정부의 사슴산업 지원 정책의 부재가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식품부의 축산정책에서 사슴분야를 찾아볼 수 없다”며 “농림사업시행지침에 ‘사슴’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 않아 일선 지자체에서 사슴 지원 사업을 벌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건강식품 등 기업들이 수입녹용을 선호하는 상황을 지적하며 수입산 녹용에 비해 국산 녹용을 홍보하기 힘든 현실도 언급했다.

정환대 회장은 “국내산 녹용이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회원들의 결속을 다져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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